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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집중분석] 1. 7월 1일 '단협 대혼란' 시작된다
강행규정에 발목 잡힌 노사…합의하고도 '쉬쉬'
 
전국노조
 
올해 7월1일부터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금지되고,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Time-Off) 제도가 시행된다. 노동부는 최근 매뉴얼을 발표했고, 노동계와 경영계도 지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장의 노사 관계자들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타임오프’라는 말 자체가 생소한 데다, 면제시간이나 인원을 어떻게 정할지 좀체 감을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법률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매일노동뉴스>가 타임오프를 집중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본격적인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례와 판례, 제도 도입 취지 등을 분석해 타임오프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편집자>
 
[게재 순서]
1. 7월1일 '단협 대혼란' 시작된다
2.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면제자
3. 타임오프 교섭과 쟁의행위 사이
4. 사업 또는 사업장과 복수노조, 애매한 경계
5. 전임자·면제자만 노조활동 하나

최근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지방의 ㅈ병원. 다음달 1일부터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가 시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병원 노사는 노동부 고시에 따라 이달 말까지 타임오프 한도에 합의해야 한다. 노조 전임자수와 처우를 예전처럼 유지해 달라는 노조 요구에 대해 병원측은 “기존 단체협약을 해지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사측이 단협 해지를 통보하고 6개월 뒤 효력을 잃게 되면 기존 전임자들은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해고될 수도 있다.
 
타임오프 한도에 합의하면 기존의 유급 전임자제도를 대체할 수 있지만, 노사는 정면충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ㅈ병원노조의 상급단체인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협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병원측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며 “단협 해지를 통보하는 순간 노사관계는 파탄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경총 관계자는 “노조가 먼저 기존의 유급전임자 유지를 요구하니 사용자들도 공격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단협해지→업무복귀’ 노사관계 얼어붙나
 
ㅈ병원의 사례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업장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힘들다. 현장의 노사관계는 벌써부터 얼어붙고 있다. 타임오프 한도 적용에 관한 노동부 매뉴얼에 따르면 각 기업의 노사는 이달 말까지 타임오프 한도를 결정해야 한다. 사용자들은 타임오프 한도에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7월1일부터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노조가 전임자들에게 임금을 줘야 한다. 사용자가 전임자에게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전임자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무단결근으로 인한 징계, 부당징계 구제신청,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굳이 이달 말까지 타임오프 한도에 합의해야 할 이유가 없다. 경총 관계자는 “반드시 7월1일 이전까지 합의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사용자들은 힘들게 노사합의를 하지 않더라도 7월1일 이후부터 전임자급여 지급을 중단하면 된다. 특히 타임오프 고시에 따라 전임자 한도가 늘어날 수도 있는 사업장의 사용자들은 굳이 교섭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교섭에 소극적인 사용자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 한국노총 서울본부에서 열린 타임오프 한도 설명회에서 한 공공기관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의도적으로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기관 노사는 지난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에 맞춰 전임자수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전임자는 2명인데, 노동부가 고시한 타임오프 한도에 따르면 풀타임 전임자 2.5명까지 둘 수 있다. 그런데 노조가 막상 교섭을 요청하자 회사측은 교섭을 거부했다.

현행 노조법이나 노동부 매뉴얼에는 법·제도 시행 날짜만 명시돼 있다. 노사합의가 늦어지는 데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다.
 
한 산별노조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전임자임금이 금지되면 전임자가 못 받은 액수만큼 전체 조합원 임금인상률을 높여 보전하거나, 나중에 소급해 받을 생각”이라며 “당장 금전적인 피해가 우려된다고 해서 타임오프 한도를 부실하게 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존 전임자 유지하는 사업장도
 
노사갈등만 불거지는 것은 아니다. 노동부가 매뉴얼 등을 통해 금지한 ‘현재의 유급전임자 수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노사가 의견을 모은 사업장도 여럿 있다. 지방의 제조업체인 ㄷ기업의 경우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종전 전임자 2명을 유지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노동부의 타임오프 고시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의 풀타임 전임자는 1명이다. 노조는 사측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우리 지역만 해도 비슷한 사례가 몇 군데 더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합의를 끝낸 사업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대부분 300인 미만 중소사업장으로, 기존의 유급 전임자나 타임오프 사용인원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가 갈등하기보다는 원만하게 합의하는 쪽을 선호한다.
 
반면에 노동부는 이 같은 사례를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유급 전임자를 유지하거나 노동부가 고시한 타임오프 한도보다 시간총량과 사용인원이 많으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해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전임자임금 지급금지 규정은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노사합의나 단체협약보다 우선한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시행일’ 논란
 
이에 따라 노사가 합의를 하고도 쉬쉬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수도권의 한 중소기업의 경우 노사가 기존 전임자를 유지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상급단체에 합의 내용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부가 개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월1일 이전에 기존 전임자를 유지하기로 합의하면 별 문제가 없는 줄 알고 단협을 체결한 노사도 있다.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노조 관계자는 최근 한국노총이 주최한 설명회에서 “올해 초 단협이 만료돼 전임자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는데, 노동부 매뉴얼에서 금지한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노조법에 따르면 타임오프 제도 시행일 이전에 노사가 유급전임자수에 합의하면 그 단협은 만료기간까지 유효하다. 여기서 타임오프 제도 시행일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다. 노동부와 재계는 개정 노조법 시행일을 올해 1월1일로, 노동계는 7월1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임자임금 금지규정을 강행규정으로 설정한 노동부 방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국장(변호사)은 “강행규정이라는 것은 어느 일방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 때 적용하는 것”이라며 “노사가 모두 유급전임자를 유지해도 괜찮다고 하는데 강행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법 시행일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없는데도 노동부가 일방적인 해석을 담아 매뉴얼을 배포한 것은 지나친 행위”라고 비판했다.
 


 [Q&A] 7월1일 이전 체결 단협, 법적 효력은? 

- 7월1일 이전에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해 기존 유급 전임자를 유지하기로 하면 어떻게 되나.

“노동부는 올해 1월1일 이전에 체결된 단협만 유효기간까지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에 노동계는 7월1일 이전에 체결한 단협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노동부와 같은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이 나온 적은 없다. 실제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개정 노조법 시행일 이전에 단협이 만료된 뒤 자동갱신됐거나, 자동연장된 뒤 나중에 체결했으면 기존 유급 전임자를 인정받을 수 있나.

“노동부는 자동갱신된 단협일 경우에 한해 그 유효기간까지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반면에 노동계는 자동연장됐다가 나중에 체결한 단협도 법 시행일 이전에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 6월30일까지 타임오프 한도를 체결하지 못하면 현재의 유급전임자는 어떻게 되나.
 
“노동부는 사용자가 전임자에게 급여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급여를 주지 않거나 전임자들에게 업무복귀 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당분간 전임자비용을 자체 충당하고, 나중에 타임오프 한도에 합의한 뒤 소급적용하면 된다.”   
 


 
 

기사입력: 2010/06/28 [10:50]  최종편집: ⓒ kdfun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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