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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집중분석] 5. 전임자·면제자만 노조활동하나
타임오프 제도 곳곳서 파열음 … 제도보완 목소리 커질 듯
 
전국노조
 
올해 7월1일부터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금지되고,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Time-Off) 제도가 시행된다. 노동부는 최근 매뉴얼을 발표했고, 노동계와 경영계도 지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장의 노사 관계자들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타임오프’라는 말 자체가 생소한 데다, 면제시간이나 인원을 어떻게 정할지 좀체 감을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법률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매일노동뉴스>가 타임오프를 집중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본격적인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례와 판례, 제도 도입 취지 등을 분석해 타임오프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편집자>
 
[게재 순서]
1. 7월1일 '단협 대혼란' 시작된다
2.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면제자
3. 타임오프 교섭과 쟁의행위 사이
4. 사업 또는 사업장과 복수노조, 애매한 경계
5. 전임자·면제자만 노조활동 하나

“우리나라 노사관계 노동시장은 대립적·투쟁적·정치적 노사관계와 경직적 노동시장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것을 초래하는 핵심 타깃은 대기업 정규직노조의 단체협약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조전임자 급여지원 금지 등 과도한 활동기반의 합리적 조정 등을 통해 파업시 대기업의 노사 간 교섭력의 균형이 도모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노사관계 개혁은 대기업(공기업 포함) 정규직노조 사업장을 타깃으로 한 노조법 개혁에 주력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혼란을 각오해서라도 노조전임자 제도 개선이 더욱 긴요하다.”
 
지난해 10월 지식경제부에 제출된 ‘노조전임자 급여지원 금지규정 시행 및 추진방안’ 자문 수행성과 보고서의 일부다. 자문은 노·사·정(노동부)이 제대로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해 8월 시작됐다. 자문을 수행한 연구책임자는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교양학과)다. 이 교수는 올해 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뒤 정부가 추천한 5명의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자문내용은 협상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냈던 노동부의 모습이고, 재계의 주장이기도 하다. 자문은 실제 입법으로 관철됐다.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 제도)를 도입한다면 총량규제든 세부규제든 규제방식이 불가피하다”, “타임오프 상한 시간제라든가 타임오프 적용대상 제한 등의 방식이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 등의 제안은 개정 노조법의 핵심 쟁점이었다. 중소기업 재정지원에 반대하는 것까지 그렇다.
 
분명한 타깃, 과욕이 부른 분쟁
 
경제부처를 필두로 노동부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타임오프 제도를 통해 얻으려는 목표는 뚜렷했던 셈이다. 눈엣가시인 대기업노조의 활동에 치명상을 입혀 반대급부로 회사의 교섭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타임오프를 사용할 인원수 상한을 정하는 방식으로 현실화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정한 타임오프 사용인원은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취급받을 가능성이 높다. 날줄의 경계가 명확하기는 하나, 노사관계는 날줄과 씨줄이 복잡하게 교차한다.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무 자르듯 한도를 정한 것은 마치 사람을 침대에 맞춰 다리를 자르거나 늘렸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연상케 했다.
 
한 대형병원 용역회사 노조 관계자는 “병원이 신관과 구관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 용역회사가 다르다”며 “타임오프 인원산정 기준이 모호하다”고 하소연했다.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면 한도를 나눠 써야 하지만, 노조 기준으로 보면 각자 한도를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내하청이 일반화된 자동차·조선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타임오프 한도 설정방식이나 타임오프 사용자가 아니면서도 다른 여타 법률에서 보장한 유급활동을 비전임간부가 수행하는 문제 등 노사의 해석은 곳곳에서 엇갈린다.
 
김태기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위원장도 타임오프 한도를 결정한 뒤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타임오프 대상이 명확히 어디까지인지 다소 논란이 있다. 근면위 공익위원 5명의 공통된 의견은 타임오프 대상을 법에 명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칫 월권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테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현행법에서 근로시간면제자가 총량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면제자가 선거에 출마한다면 희한한 상황이 벌어진다. 면제자가 선거관리 활동과 후보자 활동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근로시간면제자가 아닌 조합원에게도 별도의 시간을 줄 수밖에 없다.
 
노사협의회 같은 회의체에 참여하는 인원, 고충처리 업무나 산업안전보건 업무처럼 다른 법률로 근로시간 면제가 인정되면, 이를 근로시간면제자 이외의 비전임간부가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품질협의회나 사내동호회 운영처럼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노사공동 활동도 타임오프 한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에 대해 노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고, 분란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교대제 근로 사업장이나 지역적으로 넓게 분포된 사업장을 어떻게 할지 등 타임오프 제도가 가진 하자는 양파껍질처럼 계속 돌출되고 있다. 사실 추미애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비롯한 환노위원들은 이러한 논란을 예견하고 보완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동부가 한 일이라고는 부칙에 특례를 끼워 넣은 것이 고작이다. 그것도 노동부장관에게 타임오프 한도 적정성 여부를 심의·요청하도록 했다. 타임오프 한도가 최초로 적용되니 사업장 특성에 따른 상황을 점검하고 근면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실효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회사엔 '날개' 노조엔 '족쇄'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향한 칼날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가 전임자임금과 관련한 파업을 불법으로 내몰면서 노조의 교섭력은 사라졌다. 사측이 교섭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온다. 한 공공기관의 노조 관계자는 “고시된 타임오프 한도에 따르면 전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회사가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교섭에 나서지 않아도 반발하기 힘들다. 노동부는 이미 전임자 처우보존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에 ‘불법’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노동부는 “노조의 주요 요구안인 전임자 처우 관련 사항은 교섭에서 다룰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며 “노조가 임금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 이외에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벌이는 쟁위행위는 노조법에 위반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기덕 변호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전임자의 수와 처우를 요구하는 파업을 한다고 불법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개정 노조법은 전임자의 수를 제한하지도, 급여를 제외한 전임자의 처우를 제한하지도 않고 있다”며 “오히려 전임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사용자가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파업에서 보듯 타임오프를 둘러싼 분쟁소지는 매우 많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소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쩌면 노조법 재개정 목소리가 나오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현재 타임오프 한도가 노조법을 위반했다며 민주노총이 서울행정법원에 낸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노조법 재개정을 하반기 국회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출구전략을 고민할 때다.



[Q&A] 무급전임자 확보는 '노조의 역량'에 달려 

- 노조에게 정해진 시간(근로면제 한도)에 의해 활동하는 전임자 외에 무급 전임자를 인원수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나.

"노조법은 제24조1항에서 ‘근로자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체협약에 의하거나 사용자의 동의만 있으면 무급 전임자는 노조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둘 수 있다."

- 노사협의회·고충처리위원·산업안전보건위원 등은 반드시 근로시간면제자가 먼저 해야 하나.

"대의원 같은 비전임간부나 조합원의 근무시간 중 노사협의회 위원·고충처리위원·산업안전보건위원 등의 활동은 이미 다른 법률에 따라 유급으로 보장되므로 타임오프 한도를 이유로 제한할 수 없다. 타임오프의 적용을 받는 대상은 전임자 또는 부분전임자로 한정된다고 볼 수 있어 비전임간부의 활동은 타임오프와 별개로 보장될 수 있다." 



  
 

기사입력: 2010/06/28 [11:55]  최종편집: ⓒ kdfun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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