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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내몰린 환경미화원...법 개정에도 '여전'(영상)
 
민주연합노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97534&ref=D

 

위험에 내몰린 환경미화원...법 개정에도 '여전'

 


어둠이 내려앉은 새벽.

 

환경미화원들이 성인 남성 키의 절반만 한 쓰레기봉투를 힘겹게 들어 올립니다.

 

쉴 새 없이 반복되는 작업에 숨 돌릴 틈조차 없습니다.

 

[김태형/전주시 환경미화원 : "쓰레기봉투 안에 유리 파편이나 못 같은 것들, 뾰족한 것들이 많이 들어있을 때가 있어서요. 손 같은 곳도 많이 찔리고, 다리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청소 차에 올라탑니다.

 

차량 뒤에 위태롭게 기댄 채 도로를 달립니다.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의지할 곳이라곤 손잡이와 비좁은 발판뿐입니다.

 

새벽 6시부터 9시간 동안 청소차 한 대가 도는 평균 거리는 80킬로미터 남짓.

 

청소차 뒤에 매달려 작업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제시간 안에 작업을 마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홍진영/전주시 환경미화원 : "뒤에 매달리다 보니까 앞의 상황을 못 보게 되잖아요. 앞의 도로 결빙구간이나 이런 걸 저희는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꽉 잡고 있을 수는 없고. 속도가 속도인지라."]

 

8년째 도로 청소를 하는 환경미화원 강난형 씨.

 

맡은 구간만 4킬로미터가 넘습니다.

 

인도뿐만 아니라, 차들이 오가는 도로변까지 청소하다 보니 늘 사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강난형/전주시 환경미화원 : "여기도 나가야 하고, 이쪽도 봐야 되고. (도로와 인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는 거죠. 나도 모르게, 나는 조심한다고 하지만 뒤에서 와서 박는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강원도 춘천에서는 음주 차량이 청소차를 들이받아 환경미화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최근 4년 동안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환경미화원은 전국적으로 천9백 명이 넘습니다.

 

정부가 보호 장구를 지급하고, 주간에 작업하도록 하는 등의 안전 대책을 내놨지만, 지자체들은 강제 사항이 아닌데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습니다.

 

[채훈석/전라북도 자원순환팀장 : "환경미화원의 관리 주체가 기초지자체이며 청소여건이 지역별로 달라/ 도에서 일괄적인 기준을 마련해 강제적으로 이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환경미화원들의 아찔한 작업은 오늘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희조입니다.

 

[앵커]

오늘 안전K에서는 환경미화원들의 안전 문제를 짚어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전북 지역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 몇 분이나 계십니까?

 

[기자]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전국의 환경미화원은 3만 6천7백여 명입니다.

이 가운데 전북 14개 시군의 환경미화원은 모두 천8백여 명인데요.

자치단체가 직접 고용한 인원이 7백50여 명, 위탁업체 소속이 천50여 명입니다.

업무 유형별로는 일반 쓰레기 수거와 가로 청소, 음식물 쓰레기 수거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안전 아니겠습니까.

해마다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죠.

주로 발생하는 사고 유형과 이유, 설명해주시죠.

 

[기자]

안전보건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천16년부터 최근까지 산업 재해를 입은 환경미화원은 전국적으로 천9백 명가량입니다.

사고 사망자가 13명, 질병 사망자도 8명에 이릅니다.

다행히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재해 형태별로 보면, 작업이나 이동 중에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 밖에도 차량에서 떨어지거나, 쓰레기를 차량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어깨나 허리 부상, 교통사고 등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앞서 보신 사례 외에도, 지난 2천17년 광주에서는 차량 적재함 안에 쓰레기가 남았는지 확인하려던 환경미화원이 자동문에 끼여 숨지는 일이 있었는데요.

직접 현장에서 작업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니, 안전사고에 굉장히 취약해 보였습니다.

 

[앵커]

환경미화원의 안전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오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내놓은 안전 대책, 실효성은 있는 겁니까?

 

[기자]

사고가 잇따르면서 최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지난해 12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 지침을 제도적으로 정비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요.

먼저 청소 차에 의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는데요.

안전설비는 차량 뒤쪽을 확인할 수 있는 후방영상장치, 환경미화원이 비상 상황에서 차량 적재함 작동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전 멈춤바 등이 있습니다.

장갑과 조끼 등 보호장구 지급도 의무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3인 1조로 작업과 주간근무를 원칙으로 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장비와 인력을 늘리려면 예산이 뒤따르기 마련인데요.

재정이 열악한 자자체들로서는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환경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해 이른바 한국형 청소차를 개발했다죠?

좀 생소한데요.

어떤 차이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기존 청소차는 환경미화원이 차량 적재함 후미에 서서 이동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평균 시속 2,30킬로미터, 빠르면 시속 80킬로미터까지 달리는 차에서 손잡이와 발판에만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도 굉장히 컸는데요.

이러한 발판 개조와 탑승 방식은 자동차관리법과 도로교통법에 어긋나는 불법입니다.

기존 청소차의 맹점을 개선해 환경미화원의 탑승 공간을 확보한 차량이 '한국형 청소차'입니다.

차량 운전석과 적재함 사이 안전 공간에 탑승하는 방식입니다.

승하차가 잦은 환경미화원의 작업 특성을 고려한 저상형 차량이고요.

또 후방영상장치와 적재함 작동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설치돼있습니다.

전북에서는 군산과 남원, 순창에서 도입해 운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는데요. 기존 청소차와 비교하면 도입 비용이 3천만 원가량 더 비쌉니다.

기초자치단체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 안전공간과 적재함 사이를 오가며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합니다.

기초자치단체나 환경미화원들 사이에서도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입니다.

안전하지만, 업무 효율은 떨어지다 보니 정작 환경미화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시군에서는 섣불리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지자체의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법은 개선됐지만 대부분의 시군은 아직 준비가 미흡한 상태입니다.

개정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지난해 12월 31일 공포 후 곧바로 시행됐는데요.

갑작스러운 제도 변화에 기초자치단체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청소차 안전 설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완주군 같은 경우, 현재 운행 중인 청소차의 안전설비 설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는데요.

조만간 수요를 파악한 뒤 설비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도 김제와 진안, 임실, 순창 등 10개 시군이 현재 설비를 보강하는 중이거나, 계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전주와 김제, 완주, 진안, 부안 등 5개 시군은 아직 주간근무제를 전면 도입하지 못했고, 완주와 순창, 부안은 3인 1조 근무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와의 합의와 인건비 문제 등으로 개선이 늦어졌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주간근무와 3인 1조 근무는 강제할 수 없습니다.

현행법상 이 두 가지를 원칙으로 정했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사정에 따라 재량권을 부여한다는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제도 개선에 그치지 않고, 환경미화원 안전을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사입력: 2020/06/08 [13:01]  최종편집: ⓒ kdfun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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