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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지역주의 계급투표로 타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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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417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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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_print.gif news_forward.gifnews_clip.gif 백운종 news_email.gifnews_blog.gif
18대 총선이 불과 나흘 앞둔 지난 4일 광주를 찾았다.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 광주의 선거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택시만큼 지역의 여론을 확인하기 좋은 것은 없다. 택시가 출발하고 택시기사에게 광주분위기를 물어보았다.

“총선을 치르는 요즘 광주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요. 예전 선거철엔 기사식당 같은 곳을 가면 하나같이 정치이야기로 시끌시끌했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선거얘기가 거의 안 나오더라고요”

매 선거 때마다 가장 많은 투표율을 보이며 높은 정치참여율을 자랑했던 광주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광주 시민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달라진 것도 없고, 최근에는 자기들끼리 싸우는 모습에 많이 실망해요. 젊은 사람들이 나와야 하는데 매번 나오는 사람들만 나오니까 지겹죠”

“그럼 민주노동당은 어떻습니까?”

“좋죠. 주장하는 얘기들(공약)도 좋고, 근데 찍어줘도 안될 것 같아요”.

“왜요”

“아직은 쬐끔 거시기 하네요”

“거시기 하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민주당이 맘에 안 들어도 광주사람들은 또 민주당 찍어 줄 겁니다”

택시기사와의 대화는 이쯤에서 끊겼다. 결국 택시기사는 광주시민은 지역주의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광주에서 민주노동당 깃발을 꽂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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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과연 민주노동당은 ‘통합민주당의 텃밭’이란 오명을 벗겨내고 광주에서 깃발을 꽂을 수 있을 것인가. 광주에서 민주노동당 깃발을 꽂기에 도전한 지역이 바로 조삼수 후보가 출마한 광주 광산갑이다. 광산갑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모두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던 곳이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존재하는 도농복합도시인 광산갑 지역은 도시 지역은 노동자 밀집지역이고 농촌지역도 농민회 기반이 튼튼한 곳이어서 조직투표, 계급투표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전략지역으로 선정되었다.

더욱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출마했던 4명의 민주노동당 후보가 모두 의회에 입성했던 지역이고 당원만 900여명에 이른다.

선거 초 10%정도의 기본지지율은 지역 노동조합과 농민회라는 조직의 힘을 토대로 3자 구도를 만들어내고 여세를 몰아 당선까지 밀어붙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가정방문, 버스투어, 지인찾기 등 창조적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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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기아자동차노조와 금호타이어노조는 가족까지 함께하는 진정한 계급투표 실현을 위해 2천여 호에 이르는 조합원들의 가정을 방문하는 열과 성의를 보였고, 그 성과로 지역 선본에 연결되어 선거운동원으로 나선 경우도 있다. 또한 광산갑 지역 당원들은 광산지역에 사는 ‘지인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광산갑 지역의 색다른 선거운동은 바로 ‘시내버스투어’이다. ‘버스투어’는 노동자나 당원이 월차, 년차를 사용해서 출퇴근 시내버스에서 벌이는 유세로 적은 인원으로 많은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조합원인 고재성 당원은 ‘버스투어’ 선거운동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고재성 당원은 ‘버스투어’ 선거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던 경험을 통해 효과적인 선거운동이라고 판단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히 권유하여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조삼수 선본은 4일남은 선거운동기간 주되게 ‘버스투어’를 벌여나갈 계획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구의원들이 총선에 발 벗고 나선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국강현, 홍순희, 최경미 의원은 광산갑에, 김도훈 의원은 광산 을에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광산갑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국강현, 홍순희, 최경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권역을 나눠 집중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낮에 막걸리 먹게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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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4일 오후 3시경 조삼수 후보는 광산갑 지역구인 우산동 시영아파트 주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조삼수 후보 곁에는 이 지역 광산구 기초의원인 홍순희 의원이 함께하고 있다.

이 지역 재선의원 출신답게 홍순희 의원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전날 지역 TV토론이 있어 조사수 후보를 알아보는 주민들도 있다. 기초의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선거운동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우산동 시영아파트 1단지 상가 건물의 한 음식점에 들렀을 때 한 무리의 주민들이 조삼수 후보를 보자 한마디 건넨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우리처럼 이렇게 낮에 막걸리 먹게 만들지 말아요”

주민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못해서 서민들이 살기 힘들다”며 당선되면 “서민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바뀌게 없다”며 ‘도로민주당’에 대한 불만들도 쏟아냈다.

‘도로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민주노동당 지지로 돌아서게 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관건이다. 조삼수 후보는 이런 사람들에게 민주노동당 공약을 설명하며 표 잡기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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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인근 광주여자대학교 앞에서 진행된 지원유세에서 홍순희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출마했을 때 당선이 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모두 1등으로 당선되었다”며 “이번 총선에서 실력과 인격, 도덕성과 성실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조삼수 후보만이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홍순희 의원은 “한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지역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 임기 내 서울 강남에 집을 사고, 4년 동안 재산이 10억8천만원이 늘었다”면서 “이런 사람이 노동자 서민의 심정을 알 수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홍순희 의원은 “또 다른 후보는 8년동 안 광산구청장을 하는 동안 부실공사와 예산낭비만을 일삼았고, 그의 부인이 인사부정으로 감옥에 갔다왔다”면서 “매관매직하는 관리는 즉각 후보직을 사퇴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유세에 나선 조삼수 후보는 “광산지역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면 돈과 대신 감옥에 갔다 올 아내가 있어야 한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국회의원은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치절착이 있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조삼수 후보는 “광산지역에서 40년 동안 비행기 소음으로 고통 받은 것에 대한 피해보상은 반드시 진행돼야 하고 재래시장과 아파트상가에 심각한 피해를 불러온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시간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깃발을 가로 막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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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조삼수 후보는 “광산지역은 도시와 농촌이 결합된 복합도시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 민주당성이 강한 지역이다”면서 “주민들이 ‘이제 민주당은 아니다’라고 말은 하지만 이명박 정권과 대항해야 할 정당은 민주당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고 이를 민주당 후보들이 정치공학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선거상황을 전했다.

이러한 지역 상황을 반영하듯 조삼수 후보가 주되게 내세우는 슬로건이 ‘언제까지 도로민주당!, 이번에는 민주노동당!’이다.

지역주의의 폐해는 광산구 선거구도에서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한 광주지역 5개 선거구에서 유독 민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광주 북구갑과, 광산갑 지역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주의 지역주의를 타파하느냐 못하느냐가 호남에서 민주노동당의 깃발을 꽂느냐 못하느냐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성공여부는 오는 4월9일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지역현안에 대한 차별성이 없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산갑 지역의 주된 현안문제가 광주공항과 전투비행단 이전 문제이다. 하지만 사안을 바라보는 깊이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다른 후보들 역시 똑같은 주장을 하다보니 쟁점화 되는 이슈가 없어 차별화가 쉽지 않다.

특히 전투비행단 비행기 소음에 의해 40여 년간 주민들이 고통 받아 민주노동당의 주도하에 소음피해 보상운동을 주도해 3만6천여명의 공동명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준비당시 주민들의 강한 지지를 받아 이번 선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2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가고 있다.

‘도로민주당’ 뛰어넘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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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백운종 기자


선거운동을 벌이다 잠시 선본 사무실을 들른 최경미 의원은 “노인정 할머니들이 이유를 불문하고 민주당을 살려야 한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이미옥 조직위원장은 “노무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대안세력으로 민주노동당이 되어야 하는데, 민주노동당도 함께 단죄하면서 결과는 지역색으로 나갓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런 지역 분위기가 부응하려는 듯 민주당 공천에서 떨어져 무소속으로 나온 송병태 후보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선되면 복당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 김동철 후보측의 현수막에는 ‘민주당이 선택한 일꾼’이라는 문구가 씌였다. 반면 조삼수 후보는 “이제까지 도로민주당, 이번에는 민주노동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조삼수 후보는 “첫 시작할 때 마음먹었던, 호남에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깃발을 꽂겠다는 신념으로 뛰고 있”고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유리한 상황으로 발전할 것이다”며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조삼수 후보는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고착되어 있는 지역생의 뿌리를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근간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조직하고 있는 계급투표의 표가 어떻게 반영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광주의 고질적인 지역주의라는 거대한 골리앗에 맞서 계급투표라는 무기를 지닌 진보정치라는 다윗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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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백운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