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국회의원이 탄생할까. 17대 총선에서 진보정당 민주노동당의 국회 입성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면 18대 총선에선 사상최초로 환경미화원이 국회에 입성할까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봄비가 내리고 난 월요일,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주인공들이 국회 청소에 나섰다. 국회 앞에 모인 1천여 명의 환경미화원들은 거리청소 뿐만 아니라 낡은 정치를 청소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정치를 펼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 | △ 24일 국회 앞에선 환경미화원 1000명이 모여 거리 청소 뿐만 아니라 국회청소를 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부정부패 척결! 민간위탁 저지! 비정규직 철폐!”를 붙인 빗자루를 높이 들고 비정규직 철폐가를 힘차게 부르는 환경미화원들의 얼굴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들 환경미화원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소대행업의 민간위탁 전환으로 인해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대행료를 부풀려 세금을 낭비하며, 청소대행업자들의 배를 불려주면서 환경미화원들에게는 최저임금법까지 위반하는 등 불법과 부정부패를 일삼고 있다. 더욱이 환경미화원들은 해마다 교통사고로 사망과 부상이 수십 건에 이르고 있으나 생명보험사들이 보험을 받아주지 않으며, 60Kg 넘는 쓰레기 봉투를 혼자서 나르면서 근골계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게 환경미화원이 처한 현실이다.
이렇게 열악한 작업환경과 산업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환경미화원들이 직접 총선 후보를 내고, 정치세력화에 나섰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한 홍희덕 후보,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염우철 강릉 후보, 이성국 속초고성양양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 |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홍희덕 비례대표 후보.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이들은 24일 오후 1시 여의도 국민은행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상최초로 현직 환경미화원 3은 부정부패, 세금낭비의 주범 민간위탁을 저지하고, 청소대행업체의 직영화 추진, 산재추방과 산업안전 확보, 공공부문 외주용역화 반대를 실현하기 위해 2008년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 후보들은 결의발언을 통해 반드시 국회에 들어가서 노동자, 농민, 빈민,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홍희덕 후보는 “새 정권 출범이후 노동자 탄압이 예사롭지 않다. 노동자 떼쓰는 것 용납할 수 없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의 각료 면면을 살펴보면 투기 안한 사람이 없다. 투기한 사람이 국정을 맡아 서민살림살이 피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우려를 나타내면서 “서민들의 생활정치를 이끌어갈 정당은 민주노동당 뿐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을 강력한 진보야당으로 만들어 서민들의 생활정치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성국 후보는 “학벌 좋고 돈 많고 말을 유창하게 하는 정치인들이 서민에게 뭐 해 준 게 있냐. 선거 때만 와서 표 달라고 한다”고 꼬집으며 “우리는 농민, 빈민, 서민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정치는 서민이 할 때 세상을 바꿀 수 있고, 경제를 바꿀 수 있다. 서민도 좀 먹고 삽시다”고 목소리를 높여 강조했다.
| | △ 왼쪽부터 김인수 후보, 홍희덕 후보, 염우철 후보, 천영세 대표, 이성국 후보.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염우철 후보는 “강릉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도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찍을 사람이 없는데 잘 나왔다고 한다”며 국회를 가리키며 “저 안에 들어가서 머리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직 환경미화원으로 출사표를 던진 3인과 함께 민주연합노조 조사법률국장으로 활동한 김인수 국장도 의정부 갑 후보에서 출마한다. 김인수 후보는 “빗자루로 쓸 것은 부정부패, 낡은 정치이다”며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자, 반민생정치를 확 쓸어버리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 △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낡은 정치를 청소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세상의 모든 부정부패 비리, 고용불안을 야기시키는 쓰레기를 없애겠다는 각오로 쓰레기봉투를 청소차에 싣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4인의 국회의원 후보를 배출한 민주연합노조의 문공달 위원장은 “우리가 후보를 낸 것은 가슴에서 우러나온 절절한 사정을 목청 높여 외치기 위해서”라며 “우리 마음을 대신해 줄 후보에게 용기, 꿈을 이룰 수 있게 힘찬 박수를 보내자. 4명의 후보는 2,600명 조합원의 힘을 믿고 힘차게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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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황경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