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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급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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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377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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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급소다"
시민사회대표자들 "이명박 정권 맞서 노동계 중심 뭉쳐야"
newsdaybox_top.gif 2008년 03월 13일 (목) 00:20:09 정명진 기자 btn_sendmail.gifmjjung@tongilnews.com newsdaybox_dn.gif
   
  ▲ 12일 오후 5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민중시민사회단체 대표자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민주노총 회의실에 오랜만에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12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이명박 정권의 전면적인 탄압이 예고된 민주노총에 대한 진보진영 제 단체들의 단합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오후 5시, 민주노총이 초청한 "민중시민사회단체 대표자 간담회"에는 한국진보연대 등 민중단체 뿐만 아니라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를 포함해 30여개 단체 대표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탄압의 최전방에 노출된 민주노총'

행사의 식순은 간단했다. 민주노총이 전반적인 올해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각 단체 대표들이 돌아가면서 인사말 겸 민주노총과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생각을 한마디씩 내놓는 식이었다.

그러나 그 내용만은 심상치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민주노총 방문을 전격 취소하면서 이미 노동계에 대한 선전포고는 시작됐고, 민주노동당 마저 갈라져 있는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었다.

박중기 추모연대 상임의장은 "애써 만든 당이 분열되고 우리가 기대했던 것에서 실망을 안겨 준 일이 얼마 전에 일어났다"며 "하나 밖에 없는 생명까지 희생하면서 단합과 결속을 요구했던 열사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투쟁을 해주길 바란다"며 운을 뗐다.

민주노총 내부의 분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화제는 노동계와 진보진영에 날을 세운 이명박 정부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하는 문제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노동자와 농민 중심으로 대거 뭉쳐서 그야말로 "가열찬 투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영국의 노동운동이 대처 수상이 들어서면서 무너져 가는 과정을 잘 봐야 한다"며 "강력한 투쟁보다 매우 지혜롭고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은 민주노총을 궁지에 몰아넣고 마녀사냥을 할 가능성이 많다"며 "국민적 지지를 얻으며 노동운동의 확장을 일궈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해답을 찾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원로 대표자들 대부분 '단결"을 강조했다. 특히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민주노총이 급소"라며 탄압의 최전방에 노출된 민주노총, 즉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한 단결을 강조했다.

오종렬 대표가 말한 "급소"의 의미는 "약한 곳"이 아니라 "중요한 곳"이다. 그는 "왜 이 정권이 노동운동을 뒤덮으려 하나, 이것을 죽이면 나머지는 문제없기 때문"이라며 "우리 진보운동을 총체적으로 살리려면 노동운동을 보호하고 연대연합 전선을 특단으로 강화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돈문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공동의장도 "80년대 말 민주노총이 만들어진 시점으로 돌아가서 민주노총이 했던 사회변혁운동의 중심적 위상과 역할을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연대와 단합을 결의하는 시민단체의 발언도 이어졌다.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큰 과제를 위해 단결하겠다"며 "연대와 소통을 위한 첫출발에 참교육 학부모회도 함께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석행 "탄압? 오히려 조합원들 뭉쳤다"

민주노총도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세부 대응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내부조직력 강화와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 제고를 올해 사업목표로 잡았다. 큰 싸움을 위해 무엇보다 내적인 힘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문제의식이다. 이를 위해 4-5월 산별 현장대장정을 전개하고 6월말 7월초를 "총력투쟁" 시기로 설정해 놨다.

이용식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금년 상반기 싸움은 공공부문에 대한 사유화에 대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공공부문의 시장화 및 사유화, 공공성 파괴"가 빗발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이미 민주노총 차원에서 "신자유주의적 공공부분 시장화.사유화 저지를 위한 공통투쟁본부"가 꾸려졌고, 3월 말경 "국민연대" 차원으로 제 시민사회단체에 제안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한반도 대운하, 삼성재벌, 비정규직 문제 등 범국민적 의제에 대한 연대사업도 추진한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을 맞아 민주노총 내부는 훨씬 탄탄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드라이브를 걸면서 우리 조합원들이 의외로 단결했다"며 민주노동당 분열 이후에도 "조합원들이 오히려, 민주노동당은 설령 그렇게 됐지만 우리는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중앙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운동의 원로격인 임방규 통일광장 대표는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계획보고를 듣고 난 뒤 "여러분들의 투쟁계획은 잘 짜여져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중으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못 받고 있는 것 아닌가 스스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뜨겁게 사랑하지 않고 뜨거운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엉터리 짓"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 맞서기 위해 가장 필요한 무기는 민중으로부터의 뜨거운 사랑이라는 당연한 이치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민중을 뜨겁게 사랑하라는 원로의 말에 참가자들은 귀를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