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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하면 고통 받는다는 것이 내 평생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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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429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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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docu6m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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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로 한 통의 편지글이 도착했다. 자신을 해방 전에 태어나 한평생 노동자로 살아 왔다고 소개한 김윤조(65세) 씨는, 자신의 과거 노동조합 활동의 경험을 토대로 심상정, 노회찬 의원의 민주노동당 복귀를 호소했다.

김 씨는 “이날 이때까지 노동자로 살면서 나를 인간답게 살게 해주고 대우해 준 것은 민주노조와 민주노동당”이라며 “지금이라도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다시 돌아온다면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더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두 분이 탈당한 목적이 우리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것을 믿을 수 없다”면서 “분열하면 우리 노동자들은 너무나 고통 받는 다는 것이 내 살아온 평생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김윤조 씨가 보내온 편지글의 전문이다.

  • 심상정,노회찬에게 들려주는 17608번 늙은 민주노동당원의이야기
  • 나는 민주노동당에 2000년에 가입한 당번호 17608번 김윤조 당원입니다. 실제나이는 65세이며 44년생으로 해방 전에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만 나온 노동자입니다. 지금은 나이가 많아 일을 하지 못하지만 얼마 전까지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습니다.

    나는 노회찬 전의원을 지지하는 모임에도 가입한 사람입니다. 노회찬 전의원을 3번이상 만난 사람입니다. 심상정 전의원도 2번이상 만난 사람입니다.

    지난 8년동안 민주노동당을 지켜온 사람으로서 최근 탈당한 노회찬 심상정의원 두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강연때마다 민주노동당을 사랑하고 함께지키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두분이 텔레비에 나올 때마다 자랑스러웠습니다.

    입이 있어도 말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던 시대를 나는 살아왔습니다. 2000년에 지역노조가 만들어져 민주노총조합원이 되었습니다.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지원과 3개월의 파업투쟁으로 간부 6명이 구속되기도 하였고, 전 조합원이 경찰서로 연행되는 탄압도 받았습니다. 결국 단체합의서를 체결하였습니다. 노동자가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만 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고통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있던 회사의 조합원들이 60여명이었지만 회사가 회유와 탄압으로 대부분 노조를 탈퇴하였습니다. 그때 8명이 노조에 남았습니다. 8명의 조합원으로는 교섭도 안되고 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흘렀습니다. 이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습니다.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탈퇴한 사람들은 회사의 지시대로 어용노조를 만들어 우리 노동자들을 분열시켰습니다. 120여명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8명의 조합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50대였고,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젊은 간부 몇 사람이 앞장서서 회사측의 사탕발림에 속아 편한 길로 갔지요, 민주노총이 해준게 뭐 있냐며 한국노총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나는 노동자가 분열되면 힘이 약해지고, 사용자만 좋다는 교훈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노조를 분열시킨 회사는 결국 구조조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4개의 회사로 분리시켰습니다. 결국 4개의 회사로 쪼개지니까. 8명의 조합원은 힘 한번 못쓰고 여러회사로 흩어졌습니다. 이때부터 나와 7명의 동료들은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지역노조에서는 민주노동당이 잘되면 우리도 잘될수있다고 했습니다. 이때 나와 내 동료들의 희망이 된 것이 바로 민주노동당 이었습니다. 2002년 지방선거때 우리는 사력을 다해 선거운동도 하고, 민주노동당을 알려냈습니다. 2004년도에 주변의 동료들을 데리고 입당도 시키고 국회의원 선거때 신이 나서 돌아다녔습니다.

    결국 민주노동당은 승리했고, 10명의 국회의원이 탄생했습니다. 자랑스럽게 국회에 입성하는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을 보며 감격하였습니다. 우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생겼다는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았고 3년간의 묵은 체증이 내려갔습니다.

    그 덕에 한국노총 기업노조하던 옛 동료들이 어용노조를 해산하고 민주노조에 가입하였습니다. 힘이 났습니다 정말 신이 났습니다.

    심상정,노회찬의원처럼 내가 국회에 입성하는 것처럼 좋았습니다. 이것 만이 아니었습니다. 3년간 숨죽여 지내던 8명의 조합원이 100명으로 다시 불어났습니다. 그 덕에 임금도 30%나 인상되고 정년이 늘어나
    나는 2년 더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 펑펑 울었습니다. 3년간 분열되어, 8명이 남아 결국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내가 이겼다는 마음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 내 나이가 61세였습니다.

    노동자가 분열하면 죽고, 단결하면 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노회찬, 심상정 전의원은 많이 배우고 아는 것도 많은 분들이지요, 텔레비전에서 시원하게 얘기하는 것이 내생활의 활력이 되었습니다.

    나는 해방 전에 태어나 못배우고, 한평생 노동자로 살아왔습니다. 나는 이날 이때까지 노동자로 살면서 나를 인간답게 살게 해주고 대우해 준 것은 민주노조와 민주노동당입니다. 이 세상에서 민주노조와 민주노동당 외에는 아무도 믿지 말라던 우리간부들의 말이 생각납습니다. 지금이라도 심상정,노회찬의원이 다시 돌아온다면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더 승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나는 한 평생 높은 자리와 직책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민주노조 조합원, 민주노동당원은 죽을 때까지 가져갈 나의 의리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나를 인간답게 살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두 분이 탈당한 목적이 우리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분열하면 우리 노동자들은 너무나 고통 받는 다는 것이 내 살아온 평생의 교훈입니다.

    일시적으로 탈퇴하고 분열된 과거 노조경험이 생각이 납니다. 비록 힘은 없지만 늙은 노동자 당원의 호소를 받아주기 바랍니다. 두분에게 요구합니다. 돌아올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같은 힘 없는 노동자들의 요구이자 마지막 명령입니다.

    김윤조 올림
 
 
ⓒ민중의소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