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두얼굴---노동자 '절규'속 대통령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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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403회 작성일 21-06-18 13:26본문
여의도 두표정…노동자 '절규'속 대통령취임 (2008-02-25 15:30:56)
25일 대통령 취임식 행사일 19개 노조 비정규·장투·해고노동자들 항의투쟁 벌여
△25일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는 가운데 그 한켠에서는 비정규·장기투쟁·해고노동자들이 비정규노동자문제 해결하라며 항의투쟁을 벌였다. |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가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하던 날 서울 여의도 국회 취임식장 주변에서는 비정규직·해고 노동자들 항변이 똑같은 하늘을 갈랐다.
민주노총 집중투쟁단 2백여명은 25일 오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항의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하나님은 취임식장이 아닌 이 자리(노동자 투쟁현장)에 계실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비정규 문제 등을 외면하면 5년 후 ‘노무현 꼬라지’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안에서는 호사스러운 대통령 취임식 행사가, 그 밖에서는 19개 노조 비정규·장투·해고노동자들이 지난 8일간의 집중 순회투쟁을 마감하면서 친자본 정책 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이명박 정권 출범에 맞서 항의투쟁을 벌였다.
민주노총 집중투쟁단은 이랜드일반노조·뉴코아노조·코스콤 비정규지부·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코오롱정투위·이주노조를 비롯한 19개 비정규·장투사업장 노동조합들로 구성됐다.
집중투쟁단은 지난 18일 한나라당사 앞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5일까지 8일 간 각 투쟁사업장을 순회하며 기자회견, 선전전, 문화제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투쟁상황을 전했으며 25일 마지막 일정으로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저지, 해고자 복직을 위한 투쟁사업장 승리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 코스콤 농성현장을 원천봉쇄해 농성장 출입을 통제하고 국회 주변에 전투경찰을 배치해 노동자들 집결을 사전에 저지했다. 이에 비정규·해고 노동자들은 개별적으로 취임식 참관인파에 섞여 국회 앞으로 이동, 취임식이 끝날 무렵 긴급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호동 민주노총 해복특위 위원장은 “노무현정권 하에서 1,000명 넘는 노동자들이 구속됐고, 지금도 추운 날씨 속에서 수십명 노동자들과 그 몇 배에 이르는 양심수들이 찬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고 있다”고 말하고 “인수위는 그동안 반노동 친자본 정책으로 일관했고, 노동자들이 8일간 집중투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요구서 전달, 기자회견, 정부청사 앞 1인시위도 했지만 인수위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눈물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그들만의 잔치’라고 하는 취임식에 재를 뿌릴 생각도 없고, 숭례문 전소, 정부종합청사 화재, 헬기추락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지울 생각은 없지만, 1,500만 노동자들 처절한 외침과 절절한 요구를 외면한 채 이뤄지고 있는 반노동정책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투쟁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명박 당선자가 9개월 째 장기파업을 벌이며 피눈물을 흘리는 이랜드 노동자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노무현 정권 전철을 밟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하고 “이명박 당선자가 당선 전 ‘노조에 책임있다’고 말한 후 연내타결을 모색하던 회사가 초강경 입장으로 돌변했고 당선 후 교섭위원을 포함한 33명 노동자들을 해고했으며 지금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이랜드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는 이명박 당선자 책임이 사실상 크다”고 비난했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만약 하나님이 계시다면 저 취임식장이 아닌 바로 이 자리에 계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히고 “이명박 당선자 비정규직 관련 공약이 3줄에 불과해 우려되지만 지금이라도 불법부당행위를 저지른 사주들을 구속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제를 해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 태평북을 울리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길이 아니겠느냐”고 역설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이명박 취임식장 앞 국민은행 민주광장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 모습. |
국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는 20여 분 동안 경찰은 계속해서 회견을 방해하며 대오를 해산시키려 했으나 집중투쟁단 노동자들과 이를 엄호하는 시민들에 의해 기자회견을 마칠 수 있었다.
이어 코스콤 농성장으로 이동한 대오는 그곳에 집결한 집중투쟁단 성원들과 함께 마무리 약식집회를 가졌다.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은 집중투쟁 정리발언을 통해 “이번 7박8일 집중공동투쟁에서 우리 요구를 충분히 알려내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국회 앞 기자회견까지 성사시켰다”고 격려하고 “이번 집중투쟁 가장 큰 성과는 개별적으로 싸우던 투쟁사업장 동지들이 한데 모여 큰 힘을 모으고 단결하고 연대했다는 점”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은 거짓공약을 남발하며 당선을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이며 이 정세를 틈타 3월에 다시한번 집중투쟁을 벌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집중투쟁 폐회를 선언하며 “투쟁사업장 동지들이 한 곳에 모여들어 기습적으로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고 말하고 “지난 8일간 집중투쟁 성과는 우리 동지들을 한 곳으로 모으고 총력투쟁을 결의한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3.8세계여성의날 100주년을 계기로 비정규직 노동자대회를 앞당겨 진행하고 총선을 대비해 총력투쟁을 만들어냄으로써 여러 동지들과 함께 대한민국이 시끌벅적해지는 투쟁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집중순회투쟁을 마치고 국회 앞에 집결한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이영수 사무장(35세)은 “박현상 비정규지회 조직부장이 지엠대우 비정규문제를 걸고 고공농성을 벌인지 오늘로 62일째지만 회사는 비정규직과는 아예 교섭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이명박이 지엠대우를 다녀간 후 마티즈 광고카피에 ‘노사화합 대표회사’라는 말이 들어갔다”며 “이명박 당선 후 노동자들 삶은 지난 10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고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고 결의했다.
황인수 코오롱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 사무국장도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앞마당과 이 곳 상황, 당선 후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는 단 하나도 언급하지 않은 이명박 두 얼굴을 떠올리니 씁쓸하다”고 말하고 “같은 도둑질을 해도 있는 자들이 훔치면 도둑이 아니고, 서민들이 작은 것 하나 훔쳐도 도둑으로 모는 이 사회 단면이 실감된다”며 “이명박을 빗대 ‘포크레인’이라고 하는데 이명박 당선자는 포크레인도 작은 나사 하나 빠지면 전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그런 포크레인조차도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것임을 알아야 5년 후 ‘노무현 꼬라지’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격분했다.
이날 집회를 마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40여분 동안 봉쇄를 풀지 않아 경찰 저지선에 갇힌 조합원들이 격렬한 항의를 벌이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코스콤 앞에서 결의대회(함성)를 마친 후 귀가하려는 노동자들을 막아서는 경찰들에게 항의하는 장면. |
민주노총 집중투쟁단은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저지, 해고·구속노동자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집중 순회투쟁을 전개했다.
첫날 한나라당사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코스콤, 한국합섬HK지회, 기륭전자, 신공항분회, GM대우 비정규지회, 재능교육, 중앙로얄오피스텔, 뉴코아 강남점, 홈에버 월드컵점, 소망교회 등 앞에서 기자회견, 대국민 선전전, 투쟁문화제 등을 벌였다.
◆민주노총 투쟁사업장 집중투쟁단=공공노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공공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시청비정규직지회/공공노조 서경공공서비스지부 구로선경오피스텔/공공노조 의료연대서울지역지부 청구성심병원분회/운수노조 민주택시본부 맹호운수분회 경과/금속노조 서울남부지역지회 기륭전자분회/금속노조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르네상스노조/뉴코아노동조합/이랜드일반노조/한원CC/식음료유통본부/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한솔교육지부/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코스콤비정규지부/화학섬유노동조합 한국합섬HK지회/코오롱정투위/서울일반노조 신공항관광분회/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이하 19개 투쟁사업장)
<글=홍미리·사진=이기태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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