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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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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802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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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 外

송옥순(1931년 생, 서울시 관악구 신대방동)


 

나는 30년 가까이 고혈압과 심장병에 시달려왔다. 그러다가 설상가상으로 7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뼈가 부러졌다. 이때 신장을 다친 모양이다. 허리를 치료하고 퇴원한 후 약 4개월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온몸이 붓고 늘 피로하고 졸렸다. 견디다 못해 강남성모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교통사고로 신장을 다쳐서 신장이 부었다. 그래서 당뇨가 생겼다."는 진단이었다.

그후 당뇨로 병원에 두 번 입원했다. 혈당치가 6백까지 올라간 일도 있다. 병원에 가면 이 몸으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고 의사마저 놀랄 정도였다. 당뇨가 6백까지 올라가면 온몸에 힘이 없어진다. 특히 다리에 힘이 없어서 일어서질 못한다. 밥을 먹으려고 수저를 들면 손이 덜덜 떨려서 음식을 다 흘려버린다. 병원은 달아 놓고 다녔고 침이고 한약이고 좋다는 것은 안 써본 것이 없다. 물론 인슐린도 맞았다.

이와 함께 관절염으로 무릎이 퉁퉁 부어올랐다. 쑤시고 아파 걸을 수가 없어서 이러다가 불구자가 되는 건 아닌가 늘 걱정스러웠다. 또 심장과 혈압은 왜 그리도 나를 괴롭혔는지 모르겠다. 심장이 안 좋으니 혈압이 높아지고, 또 혈압이 높으니 심장이 안 좋다는 것이었다. 부정맥의 고통은 안 겪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심장이 쿵덕쿵덕 규칙적으로 박동하지 않고 쿵쿵쿵쿵 뛰다가 일순간 딱 멎는다. 그순간 숨이 막히면서 머리가 아찔해진다. 그때마다 나는 죽었다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몸의 모든 기능도 마비된다. 그러면 나는 30초 정도 가만히 있다가 몸을 조금씩 움직여본다. 길을 가다가 이런 일을 겪으면 정말 난감하고 두려웠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한 30초 지나면 다시 정신이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정신이 돌아오면 나는 난간을 붙잡고 가만가만 걸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인슐린에다 고혈압, 심장병, 관절염 약을 먹어대니 몸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눈도 갈수록 희미해지고 귀에서는 이명이 들렸다. 잇몸은 다 들떠버렸다. 하루하루가 몹시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병은 모두 다 난치병이었다. 죽을 날까지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관절염과 더불어 살아야 하다니…. 한 치 앞날만 생각해도 고통스러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살이 쪄서 체중은 75킬로그램에서 78킬로그램을 왔다갔다했다.

그러던 중에 아는 사람으로부터 장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단식과 생식으로 웬만한 난치병은 다 고친다고 했다. 우선 나는 어떤 양의나 한의도 내게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일이 없었으므로 나을 수 있다는 말에 강하게 끌렸다. 사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기도 했다. 죽는 고통도 그때의 내 고통만 못하지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하루하루가 힘겹기만 하던 터였다.

1993년 3월 5일 장 선생 댁에 도착해 3월 6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당뇨병 같은 소모성 질환자가 단식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 병원 의사들이 알면 미쳤다고 펄펄 뛸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죽든 살든 어떻게 해보자, 이게 마지막이다." 하는 심정으로 겁없이 덤볐다. 3월 5일 저녁 보리밥 한 주먹을 먹은 것이 마지막 식사였다. 3월 6일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30분 간격으로 죽염과 난유, 매실 농축액를 먹었다. 그리고 마그밀을 한 잔 마셨다. 이와 함께 붕어운동, 모관운동, 풍욕, 등배운동을 수시로 하고 하루에 한 번씩 냉온욕을 했다. 물은 수시로 마셨다. 1.8리터 병으로 한 병 반 정도씩 매일 먹었다. 6일 오후부터 설사가 시작되었는데 변기에 앉기가 무섭게 변이 쏟아져 나왔다. 30분 간격으로 새까만 변이 나와 하루에도 열대여섯 번씩 화장실을 드나들었다. 그렇게 3일이 지났다.

그런데 3일째 되는 8일 오후 나는 죽을 것만 같은 상태가 되었다. "나 죽어요, 나 죽어. 이 정도 되면 나 병원에 가야 돼요." 나는 혼수상태에서 중얼거렸다. 눈앞이 노랗고 빙빙 돌았다. 온몸이 덜덜 떨리는 게 아마도 재어보았다면 혈당치가 6백 이상 되었을 것 같다.

이때 장 선생이 달짝지근한 것을 한 컵 주어서 마셨다. 그랬더니 한 30분쯤 뒤에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도대체 그 물이 어떤 물이었을까. 너무도 신기한 일이었다. 병원에 가 링거 주사를 맞아도 이렇게 쉽게 몸이 회복된 일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물은 야채효소를 탄 물이었다. 그것과 함께 그날 저녁 율무죽 한 공기를 먹었다.

물과 죽염을 먹고 설사를 하며 또 3일이 지났다. 대신 내가 쓰러졌다가 깨어난 뒤부터는, 9일 아침에 야채즙 한 컵을 먹고, 다음날에는 율무죽 한 공기를 먹었다. 그리고 11일에도 아침에 야채즙을 한 컵 먹었다. 설사는 양도 줄고 색도 훨씬 덜 검었다. 3월 11일 나는 또 한 번 죽을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역시 기운이 없고 가슴이 뛰면서 몸이 떨렸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증세가 훨씬 약하게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물을 마시고 죽염을 먹으며 버티었다. 그날 저녁에는 율무죽 한 공기를 더 먹었다. 회복식에 들어가 12일에는 율무죽을 먹고 13일에는 야채죽을 먹었다. 또 14일에는 율무죽을 먹고 15일에는 야채죽을 먹었다. 그리고 집에 오기 하루 전날에는 오곡밥과 채소정식을 먹었다.

집에 돌아온 뒤 두 달 동안 나는 생식을 했다. 감자, 양파, 호박 등 다섯 가지 야채에 율무를 넣어 죽을 끓여 먹고 양배추, 배추, 열무, 쑥갓, 깻잎 등 뿌리, 열매, 줄기, 잎을 골고루 섞은 야채를 다섯 가지 이상 잘게 썰어 먹었다. 물은 역시 하루에 2,000cc 이상 먹었고 죽염을 이따금 먹었다. 생식기간에 간간이 아픈 증상이 나타났으나 점점 증상이 약해졌다.

생식이 끝난 뒤 오곡밥을 지어 먹고 주로 채식을 하고 있다. 고기는 절대 먹지 않는다. 매실 농축액과 난유, 치커리 농축액, 죽염, 생수가 내 약이고 이제 병원에 가는 일은 없다. 퉁퉁 부었던 무릎도 마고약을 꾸준히 발랐더니 고름이 터지면서 신기하게 가라앉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단식기간중에 나타났던 증세는 명현반응으로 병의 근기가 빠져나가면서 내게 주어졌던 마지막 고통이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일상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으므로 혈압도, 당뇨도, 관절염도 다 잊고 산다. 가슴이 딱 멎거나 어지러운 증상은 하나도 없다. 몸이 떨리는 일도 물론 없다. 3, 4, 5, 6월까지 체중은 65킬로그램을 유지했다. 최근에 먹는 양이 조금 늘어 재어보았더니 67킬로그램이다. 이제는 체중이 늘면 몸에 부담이 온다. 그리고 가끔 친구들을 만나 마지못해 고기를 한 점이라도 먹으면 즉시 몸이 피로하다.

요즈음 같으면 정말 살 것 같다. 자연식을 하니 근심 걱정도 줄고 얼굴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다만 살이 10킬로그램 이상 빠지니 얼굴이 수척해지고 주름이 많이 늘었다. 사람들은 "얼굴이 못쓰게 되었다."며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 그러나 얼굴에 주름 좀 있으면 어떤가. 내 몸 편하고 속 편한 데다가 병원에도 안 가니 30년 질병에 시달려온 내게 이보다 좋은 상태가 있을 수 있겠는가.

의학적 소견

송옥순 씨는 당뇨, 고혈압, 부정맥, 관절염 등 각종 합병증으로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러나 본인이 워낙 후덕한 위인인데다가 가정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렵게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체모관측을 해보았다. 역시 끓인 물을 먹고 배설을 잘 시키지 못해 혈액이 탁하고 순환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었다.

송옥순 씨 같은 당뇨 환우의 경우는 함부로 단식을 시켜서는 안된다. 단식중 간간이 당분을 섭취시키지 않으면 저혈당이 되어 쓰러진다. 당분을 섭취시키고 모관운동을 열심히 시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의 경우는 치커리 농축액과 천연당분인 조청을 섭취시키며 단식을 지도했다.

단식기간 중 몇 번 쓰러졌으나 본인이 열심히 실행해 현재는 건강하게 살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단식》, 정신세계사, pp.243-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