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판이 깔렸다. 판을 흔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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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주연합노조 조회571회 작성일 21-06-18 13:26본문
[기고] 판이 깔렸다. 판을 흔들자!
- 7.4 투쟁 조직화 왜 중요한가? -
조직실장 천정기
우리는 작년 7월, 노조 20년 역사상 최초 총파업을 성사 시켰다.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대정부 교섭 쟁취를 위한 투쟁을 꾸준히 전개하여 지난 2016년 4월 행자부 내 근로자 팀 구성을 이끌어 내면서 그동안 유령으로 취급 받았던 우리의 존재가치를 낮은 수준으로나마 인정받는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행자부 근로자 팀이 구성이 되었어도 정부는 우리의 업무가 각 지자체의 소관업무라는 이유를 들어 대정부 교섭을 거부해왔다. 행자부 앞에서 2박 3일간의 노숙투쟁 및 청와대 투쟁 등을 전개하면서 정부와 직접 교섭을 위해 얼마나 싸워 왔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보며 우리는 투쟁의 방식을 한 단계, 아니 노동자로써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쟁 수위로 높여 총파업을 결의하였고 실제 성사 시켰다.
그 결과 정부는 공무직위원회를 출범하였고, 이제는 공무직의 임금 및 처우개선을 노조와 정부가 함께 논의하자고 한다.
이제 판은 깔렸다. 이 판을 어떻게 흔들까라는 우리의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가 총파업을 결의하면서했던 최대 요구는 직무급제의 폐기였다. 현재 우리노조 지자체 공무직 사업장은 아직 직무급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노조가 튼튼한 임단협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고 조합원들의 단결된 힘으로 우리의 임금체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정부는 공공부문부터 직무급제 등 도입을 통한 근로조건의 하향을 노동자들에게 요구하고 있고, 이제는 코로나19 사태를 들어 비정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분담하자고 한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런 저임금의 구조를 노조와 논의 및 협의하는 창구가 그 동안 없어 난감해 하고 있었다. 대의원대회에서 경노사위에 불참할 것을 결의한 민주노총의 결정은 정부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었다. 정부입장에서는 어떠한 형식이든 각종 노동개악법 등 자본가들을 대변할 수 있는 논의 테이블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작년 우리의 총파업이 정부입장에서는 매우 달콤한 투쟁이였을 것이며, 이를 계기로 공무직위원회라는 조직을 구성하는 매우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이제 정부는 정해진 수순대로 공무직위원회 논의 테이블에 각종 개악법 및 직무급제 도입 안건을 제출할 것이다.
그렇게 정부는 우리에게 공을 던질 것이다. 공무직위원회는 그 산하에 네 개 분과(지방자치단체, 교육부, 공공기관, 중앙행정기관)의 발전협의회를 만들어 노사간 의견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위원회 의결을 거쳐 안을 결정한다. 논의는 형식일 뿐, 공무직위원회의 최종 결정 과정에 노동조합은 참여를 못할 뿐 아니라 노사동수를 외치지만 전문가 추천은 정부에서 하면서 결국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전문가를 통해 발전협의회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각 분과 중 우리가 대부분 속한 지방자치분과는 직접고용 된 공무직에 관해서만 논의한다하고 지자체를 원청으로 하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반쪽짜리, 생색내기식 절차임을 고백한 것과 다르지 않다.
이 공을 어떻게 치고 찰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로 남아있다. 온전하고 공정한, 노동자를 위한 공무직위원회 운영과 구성에 있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제 판은 깔렸다. 그 판에서 저들은 각종 개악안을 던질 것이고, 우리는 그 판을 어떻게 흔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답은 하나다. 더욱 단결하고 투쟁해야 하며, 더욱 조직해야한다. 그 시발점이 바로 7월4일 대규모 투쟁이다.
작년에 보여줬던 것처럼 상반기 동안 움추렸던 몸을 펴고 밖으로 나와 우리의 존재를 다시 한 번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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