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편법 수거하는 ‘따방’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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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510회 작성일 21-06-18 13:26본문
ㆍ저임금 환경미화원 유혹하는 ‘달콤한 독’
ㆍ식당 등서 봉투값 아끼려 종량제 대신 뒷돈 주고 부탁
ㆍ업체선 눈 감고 임금협상에 악용… 처우 열악 ‘악순환’
지난달 12일 서울 지역 한 먹자골목.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청소차에 수거하던 환경미화원 ㄱ씨(55)가 익숙한 듯 허리를 숙여 한 식당 옆 주차장 셔터 손잡이를 잡아 올렸다. 셔터문이 활짝 열리자 음식물쓰레기가 가득 찬 약 1m 높이 봉지 5개가 벽에 기대 있었다. 봉지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용이 아니었다. 하지만 ㄱ씨는 청소차 뒤편에 봉지를 실어 올렸다. 봉지를 모두 넣자 청소차는 순식간에 가득 찼다. ㄱ씨가 청소차 뒤쪽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압착기가 원을 그리며 돌아갔고, 쓰레기 봉지는 차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
지난 1일 밤 서울의 다른 먹자골목 인근의 한 인도. 청소차에서 내린 환경미화원들이 아무 표시 없는 파란색 봉지에 든 쓰레기를 차에 싣고 이동했다. ‘따방’이라고 부르는 편법 쓰레기 수거 현장 모습이다.
따방은 청소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식당 주인이나 거주민들에게 따로 돈을 받고 쓰레기를 처리해주는 것을 말한다. 규정상 종량제봉투 안에 들지 않은 쓰레기는 치우지 않아야 한다. ‘독립채산제’ 방식의 서울시 산하 구청 청소대행업체들은 종량제봉투를 판 돈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환경미화원들이 따로 돈을 받고 불법으로 쓰레기를 치워주는 관행이 생겼다. 따방 비용은 당사자들 간 합의로 정하는데 한 달 2만~10만원까지로 시세가 따로 없다고 한다. 식당 같은 경우 종량제봉투를 쓰는 것보다 따방에 돈이 덜 든다.
일부 청소대행업체 환경미화원들이 따방 수거를 하는 것은 생계 목적이다. 근무강도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 문제를 호소한다. 환경미화원 ㄴ씨의 말이다. “50대 나이에 7년째 이 일을 하는데, 고작 160만원을 받아요. 대학교 간 아이들도 있는데 생활이 되겠어요. 주 6일 근무에, 근무시간도 길지, 아파서 빠지면 월급까지 깎여서 따방을 하지 않고 생활할 수가 없어요.”
김인수 전국민주연합노조 정책국장은 따방을 ‘달콤한 독’에 비유한다. 김 국장은 “비현실적 임금을 받는 환경미화원들이 따방을 선택하게 되면, 업체는 이를 눈감아주는 대신 임금 협상 때 따방을 핑계로 공식 임금을 올려주지 않는다. 따방은 결국 근본적인 처우 개선을 옥죄는 잠깐의 ‘달콤한 독’ ”이라고 말했다. 11년차 환경미화원 ㄷ씨는 “저임금에 일이 고되다 보니 1개월을 못 버티고 나가기 일쑤라 사람 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업체들이 ‘따방도 할 수 있다’며 사람을 모집한다”며 “결국엔 따방이 노동조합도 없는 환경미화원들이 임금 교섭도 처우개선도 요구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따방의 문제가 독립채산제 경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독립채산제하에서는 구청이 업체에 인건비, 비용, 이윤 등에 관여하지 않고, 업체가 종량제봉투를 팔아 그 수익금으로 스스로 운영한다. 인원을 무리하게 감축하거나 노동시간을 늘려 이윤을 내는 착취 구조라 환경미화원 노동 조건과 처우는 열악하다. 서울시 25개 모든 구청의 청소대행업체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국장은 “독립채산제는 업체 경비사용 내역조차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고, 업체가 환경미화원 임금을 어떻게 책정하는지도 알 수 없게 만든다”며 “독립채산제가 만든 열악한 노동환경조건이 환경미화원들을 불법으로 내모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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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202&artid=201407040600045
ㆍ식당 등서 봉투값 아끼려 종량제 대신 뒷돈 주고 부탁
ㆍ업체선 눈 감고 임금협상에 악용… 처우 열악 ‘악순환’
지난달 12일 서울 지역 한 먹자골목.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청소차에 수거하던 환경미화원 ㄱ씨(55)가 익숙한 듯 허리를 숙여 한 식당 옆 주차장 셔터 손잡이를 잡아 올렸다. 셔터문이 활짝 열리자 음식물쓰레기가 가득 찬 약 1m 높이 봉지 5개가 벽에 기대 있었다. 봉지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용이 아니었다. 하지만 ㄱ씨는 청소차 뒤편에 봉지를 실어 올렸다. 봉지를 모두 넣자 청소차는 순식간에 가득 찼다. ㄱ씨가 청소차 뒤쪽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압착기가 원을 그리며 돌아갔고, 쓰레기 봉지는 차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
지난 1일 밤 서울의 다른 먹자골목 인근의 한 인도. 청소차에서 내린 환경미화원들이 아무 표시 없는 파란색 봉지에 든 쓰레기를 차에 싣고 이동했다. ‘따방’이라고 부르는 편법 쓰레기 수거 현장 모습이다.
종량제 봉투 아니어도 수거 환경미화원들이 지난달 12일 밤 서울 한 주택가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규정상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만 수거해야 하지만 청소대행업체들은 주민 민원과 구청 요구로 비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 수거도 한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따방은 청소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식당 주인이나 거주민들에게 따로 돈을 받고 쓰레기를 처리해주는 것을 말한다. 규정상 종량제봉투 안에 들지 않은 쓰레기는 치우지 않아야 한다. ‘독립채산제’ 방식의 서울시 산하 구청 청소대행업체들은 종량제봉투를 판 돈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환경미화원들이 따로 돈을 받고 불법으로 쓰레기를 치워주는 관행이 생겼다. 따방 비용은 당사자들 간 합의로 정하는데 한 달 2만~10만원까지로 시세가 따로 없다고 한다. 식당 같은 경우 종량제봉투를 쓰는 것보다 따방에 돈이 덜 든다.
일부 청소대행업체 환경미화원들이 따방 수거를 하는 것은 생계 목적이다. 근무강도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 문제를 호소한다. 환경미화원 ㄴ씨의 말이다. “50대 나이에 7년째 이 일을 하는데, 고작 160만원을 받아요. 대학교 간 아이들도 있는데 생활이 되겠어요. 주 6일 근무에, 근무시간도 길지, 아파서 빠지면 월급까지 깎여서 따방을 하지 않고 생활할 수가 없어요.”
김인수 전국민주연합노조 정책국장은 따방을 ‘달콤한 독’에 비유한다. 김 국장은 “비현실적 임금을 받는 환경미화원들이 따방을 선택하게 되면, 업체는 이를 눈감아주는 대신 임금 협상 때 따방을 핑계로 공식 임금을 올려주지 않는다. 따방은 결국 근본적인 처우 개선을 옥죄는 잠깐의 ‘달콤한 독’ ”이라고 말했다. 11년차 환경미화원 ㄷ씨는 “저임금에 일이 고되다 보니 1개월을 못 버티고 나가기 일쑤라 사람 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업체들이 ‘따방도 할 수 있다’며 사람을 모집한다”며 “결국엔 따방이 노동조합도 없는 환경미화원들이 임금 교섭도 처우개선도 요구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따방의 문제가 독립채산제 경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독립채산제하에서는 구청이 업체에 인건비, 비용, 이윤 등에 관여하지 않고, 업체가 종량제봉투를 팔아 그 수익금으로 스스로 운영한다. 인원을 무리하게 감축하거나 노동시간을 늘려 이윤을 내는 착취 구조라 환경미화원 노동 조건과 처우는 열악하다. 서울시 25개 모든 구청의 청소대행업체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국장은 “독립채산제는 업체 경비사용 내역조차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고, 업체가 환경미화원 임금을 어떻게 책정하는지도 알 수 없게 만든다”며 “독립채산제가 만든 열악한 노동환경조건이 환경미화원들을 불법으로 내모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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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202&artid=20140704060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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