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난 세상, 노동자 행복세상 누려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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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444회 작성일 21-06-18 13:26본문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다섯 시면 어김없이 지친 몸을 이끌고 풍물 연습장으로, 동천으로 향하는 이들이 있다. 순천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풍물패‘누림’식구들이다. 이들은 2011년 11월 풍물모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일주일에 2~3번 풍물을 배우며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한 달에 한 번 모이기도 힘든 게 현실인데 이토록 풍물모임에 열성인 이유에는 어떤 에너지가 있을까 궁금했다.
풍물패‘누림’을 만나러 연습장으로 간 날은 마침 패원들이 내부 방음공사에 바쁜 날이었다. 모임 초기에는 순천놀이패‘두엄자리’에서 강습을 받다가 현재 강사인 두엄자리 김명수 대표의 개인연습공간에서 강습과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방음공사에 쓰인 계란판 3천여 개는 패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며 모았고 다른 방음공사 자재들도 여기저기에서 구해온 것이라고 했다. 그들만의 연습공간을 손수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풍물패‘누림’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누림’패장인 김종길(55세·아래사진 왼쪽)씨는 풍물패 결성계기를 이렇게 말한다.“젊을 때부터 택시만 27년을 해서 벌만큼 벌었어. 그런데 놀면 머하나 싶어서 깨끗한 차 운전하던 내가 청소한다고 들어갔제. 아 근디 새벽 4시부터 오후 1시까지 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것은 한달 100만원이 조금 넘는 거여.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자고 했제.”“노동조합이 생기도 나서 임금이 오른 것뿐만 아니라, 화장실도 생기고 쉴 수 있는 휴게실도 생기고, 전처럼 관리자들이 지들 맘대로 시키지 못하게 됐어.”“노조를 만들고 나서 해고자도 생기고 난생 처음 시청 앞에서 집회도 하고 그랬는디, 어느 날 사무국장이 그러드라고. 집회 때 뭔가 힘을 줄 수 있는 게 있어야 하는데 풍물패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그렇게 시작이 된 거여.”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순천시는 환경미화업무를 위탁회사(순천환경, 부일환경, 동아환경, 백진환경)에 맡기고 있었고 소홀한 관리감독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경미화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2011년 11월 풍물모임을 시작한 이후 1년 동안은 일주일에 세 번 모였다고 한다. 새벽조와 주간조의 일 마치는 시간이 달라 오후 5시에 모여 두 시간씩 맹연습을 했다. 강사료도 패원들이 회비를 걷어 납부했다.
‘누림’의 군기반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동중(노동조합 사무국장·아래사진 오른쪽)씨.“일주일에 세 번 모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집회 장소에서 풍물가락에 맞춰 흥을 돋우고 힘을 불러일으키는 풍물패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한번 해보자 속으로 맘을 단단히 먹었죠.”“아홉 명이 일년 이상 연습을 하고나서 2012년 여름 순천시청 앞에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집회 때 처음으로 우리 풍물패가 선을 보였어요. 처음에는 무지하게 떨리드만 시간이 지날수록 흥이 나고 패원들도 조합원들도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예전에 집회랑 다르게 신나고 힘 있는 집회였지요. 이게 우리 풍물패의 힘이라고 생각하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풍물패가 결합한 두 번의 집회 이후 단협이 체결되는 결과를 가져와 풍물패로서 긍지와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풍물패 누림은 자신들이 속한 민주연합노조 전남본부 주최의 집회가 열린 나주와 목포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풍물패 누림은 작년 11월에는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도 전국의 풍물패들과 함께 길놀이를 하고 집회 행진시 풍물을 치며 전국무대로도 진출하게 된다.
김종길씨는“전국민주연합노조 중앙에서 우리 풍물패에 악기를 다 사줬고, 3월부터는 강사비도 지원해준다”며“그동안 우리 패원들 고생 많았어. 그랑께 중앙에서도 알아주고 지원을 해주제”하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풍물패‘누림’구성인원은 초기 9명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14명이고 앞으로 목표가 25명이다. 북, 장구 ,꽹과리, 소고까지 다 갖추려면 충분한 인원이 25명이라고 한다. 전체 조합원이 67명이니 25명을 채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최고령인 65세 패원과 20대부터 50대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누림’의 목표는 자신들의 악기를 보관하고 마음대로 연습할 수 있는 연습실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전남동부지역 수많은 노동조합 중 유일하게 일주일에 두 번 모임을 하며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는 풍물패‘누림’은 날이 좋을 때는 동천으로 나가 연습을 한다. 새벽부터 묵묵히 도심을 깨끗하게 청소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누리게 하는 이들,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에서 작고 소박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이들, 풍물가락에 근심걱정 날려버리고 온 세상을 내 것 인양 누리고 싶다는 이들. 석양에 비친‘누림’의 몸짓은 세상 그 어떤 몸짓보다 언어보다 아름다웠다.
출처 : 순천광장신문
기사원문 보기 http://www.agora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5
풍물패‘누림’을 만나러 연습장으로 간 날은 마침 패원들이 내부 방음공사에 바쁜 날이었다. 모임 초기에는 순천놀이패‘두엄자리’에서 강습을 받다가 현재 강사인 두엄자리 김명수 대표의 개인연습공간에서 강습과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방음공사에 쓰인 계란판 3천여 개는 패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며 모았고 다른 방음공사 자재들도 여기저기에서 구해온 것이라고 했다. 그들만의 연습공간을 손수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풍물패‘누림’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누림’패장인 김종길(55세·아래사진 왼쪽)씨는 풍물패 결성계기를 이렇게 말한다.“젊을 때부터 택시만 27년을 해서 벌만큼 벌었어. 그런데 놀면 머하나 싶어서 깨끗한 차 운전하던 내가 청소한다고 들어갔제. 아 근디 새벽 4시부터 오후 1시까지 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것은 한달 100만원이 조금 넘는 거여.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자고 했제.”“노동조합이 생기도 나서 임금이 오른 것뿐만 아니라, 화장실도 생기고 쉴 수 있는 휴게실도 생기고, 전처럼 관리자들이 지들 맘대로 시키지 못하게 됐어.”“노조를 만들고 나서 해고자도 생기고 난생 처음 시청 앞에서 집회도 하고 그랬는디, 어느 날 사무국장이 그러드라고. 집회 때 뭔가 힘을 줄 수 있는 게 있어야 하는데 풍물패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그렇게 시작이 된 거여.”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순천시는 환경미화업무를 위탁회사(순천환경, 부일환경, 동아환경, 백진환경)에 맡기고 있었고 소홀한 관리감독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경미화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2011년 11월 풍물모임을 시작한 이후 1년 동안은 일주일에 세 번 모였다고 한다. 새벽조와 주간조의 일 마치는 시간이 달라 오후 5시에 모여 두 시간씩 맹연습을 했다. 강사료도 패원들이 회비를 걷어 납부했다.
‘누림’의 군기반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동중(노동조합 사무국장·아래사진 오른쪽)씨.“일주일에 세 번 모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집회 장소에서 풍물가락에 맞춰 흥을 돋우고 힘을 불러일으키는 풍물패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한번 해보자 속으로 맘을 단단히 먹었죠.”“아홉 명이 일년 이상 연습을 하고나서 2012년 여름 순천시청 앞에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집회 때 처음으로 우리 풍물패가 선을 보였어요. 처음에는 무지하게 떨리드만 시간이 지날수록 흥이 나고 패원들도 조합원들도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예전에 집회랑 다르게 신나고 힘 있는 집회였지요. 이게 우리 풍물패의 힘이라고 생각하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풍물패가 결합한 두 번의 집회 이후 단협이 체결되는 결과를 가져와 풍물패로서 긍지와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풍물패 누림은 자신들이 속한 민주연합노조 전남본부 주최의 집회가 열린 나주와 목포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풍물패 누림은 작년 11월에는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도 전국의 풍물패들과 함께 길놀이를 하고 집회 행진시 풍물을 치며 전국무대로도 진출하게 된다.
김종길씨는“전국민주연합노조 중앙에서 우리 풍물패에 악기를 다 사줬고, 3월부터는 강사비도 지원해준다”며“그동안 우리 패원들 고생 많았어. 그랑께 중앙에서도 알아주고 지원을 해주제”하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풍물패‘누림’구성인원은 초기 9명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14명이고 앞으로 목표가 25명이다. 북, 장구 ,꽹과리, 소고까지 다 갖추려면 충분한 인원이 25명이라고 한다. 전체 조합원이 67명이니 25명을 채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최고령인 65세 패원과 20대부터 50대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누림’의 목표는 자신들의 악기를 보관하고 마음대로 연습할 수 있는 연습실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전남동부지역 수많은 노동조합 중 유일하게 일주일에 두 번 모임을 하며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는 풍물패‘누림’은 날이 좋을 때는 동천으로 나가 연습을 한다. 새벽부터 묵묵히 도심을 깨끗하게 청소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누리게 하는 이들,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에서 작고 소박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이들, 풍물가락에 근심걱정 날려버리고 온 세상을 내 것 인양 누리고 싶다는 이들. 석양에 비친‘누림’의 몸짓은 세상 그 어떤 몸짓보다 언어보다 아름다웠다.
출처 : 순천광장신문
기사원문 보기 http://www.agora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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