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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들 ‘목숨 건’ 쓰레기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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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532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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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차 뒤에 매달려 이동
최근 1년동안 250명 다쳐
배기가스 노출 질병 호소
“작업 더뎌도 안전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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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미화원들 대다수는 청소차 뒤에 붙어 있는 발판에 매달려 일을 한다.                     민주연합노조 제공 

 
추석인 지난 9월12일 새벽 3시께 제주시 광양초등학교 서쪽 도로에서 청소차량이 커브길에서 회전하던 중 차량 뒤에 매달려 있던 환경미화원 조아무개(58)씨가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의 주된 원인은 환경미화원들의 작업방식이었다.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 봉투를 수거하는 일을 하는 미화원들은 청소차 뒤에 붙어 있는 ‘발판’에 몸을 의지한 채 작업을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청소용역업체들은 쓰레기를 좀 더 빨리 수거하기 위해 청소차 뒤에 미화원이 발을 딛고 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미화원들은 특별한 안전장치 없이 매달려 일하는 탓에 청소차가 다른 차와 충돌하거나 회전하는 도중에 중심을 잃고 떨어지는 등 사고를 당하기 일쑤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합노조 주최로 열린 청소차 관련 토론회에서 환경미화원 10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1년 동안 작업을 하다가 다쳐 치료를 받은 사람이 250명(24%)이나 됐다. 경기도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김아무개(52)씨는 “도로에 있는 턱을 지나갈 때 발판 위에 있으면 몸이 20~30㎝ 붕 뜨게 된다”고 말했다.
 
배기가스도 문제다. 차 뒤에 매달려 있다보니, 미화원들은 배기가스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161명의 미화원들이 배기가스로 인한 어지러움, 두통 등 건강이상을 호소했다. 김인수 민주연합노조 정책국장은 “사람이 차 뒤에 매달려 가는 것은 불법이고, 발판을 부착하는 청소차 개조도 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경기도 의정부시와 제주도 서귀포시는 위법사실을 인정하고 청소차 발판을 모두 없앴다. 지난 10월부터 의정부 환경미화원들은 청소차에 매달리지 않고 걸어가면서 쓰레기봉투를 수거하고, 100m 이상의 거리는 차를 타고 움직인다. 일본과 비슷한 방식이다. 의정부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장아무개(49)씨는 “걸어서 쓰레기 수거를 하다보니 이전에 6시간이면 끝날 일이 8시간 걸리는 등 아무래도 근무시간이 많이 늘었다”며 “하지만 안전문제는 많이 해결됐고, 쓰레기 수거도 꼼꼼하게 할 수 있어 주민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원문기사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5081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