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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기고]“나는 미쳤다”를 복창해야 할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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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419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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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노동자들이 공장 정문 앞에서 “나는 개다”라고 세 번이나 복창해야 회사에 들여보내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공장에 복귀하려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정문 앞에는 회사 측이 고용한 용역 직원들이 진을 치고 있다고 합니다.
 
합법파업을 하던 유성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전격적인 공권력 투입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 번 분노와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주야간2교대제를 주간연속2교대제로 바꾸자고 한 것이, 시급제를 월급제로 바꾸자고 한 것이 정말 무리한 요구입니까? 일할 때 일하고 밤에는 좀 자자는 요구가 무리한 요구입니까? 이 요구는 회사 측이 노동조합과 2011년부터 시행하기 위해 특별교섭을 통해 약속한 사항입니다.
 
합의는 지켜질 때 의미가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회사는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차량으로 노동자를 치며 살해 위협을 하고, 정부는 대기업 눈치만 보다가 폭력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했습니다. 아무리 기업친화적, 노동배제적 정부라고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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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기업 노동자가 보낸 문자 ⓒ민중의소리     © 전국노조

 
복귀하려는 노동자에게 “나는 개다”라고 복창을 시켰다는데, 라디오 연설을 통해 유성기업 관련 7000만원 연봉 운운하며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 이명박 대통령은 “나는 미쳤다”고 복창해야 합니다.
 
또한 노동 행정 전문가가 아닌 노조 탄압 전문가인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 역시 복창해야 합니다. “나는 미쳤다”고 말입니다.
 
손실액을 부풀리면 배후에서 노조파괴 공작에 혈안이 된 현대자동차 사측 역시 복창해야 합니다. “나는 미쳤다”라고 말입니다. 세 번이 아닌 열 번, 백 번 복창해야 합니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노동자에게 “나는 개다”라고 외치도록 하는 정부
 
유성기업의 문제는 단순히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대기업들의 하청기업들 모두의 문제입니다. 수많은 하청 노동자들이 주야간2교대로 인한 산재의 위험 속에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품 판매와 이윤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노동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아직 이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 이유입니다. 노동자가 자신들이 만드는 상품보다, 이윤보다 대우받지 못할 때 그 사회는 희망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희망보다 절망과 분노가 커지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유성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며 이명박 정부의 끝자락을 봅니다. 노동자들에게 “나는 개다”라고 복창시키는 정부는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회의원인 제가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국민들의 말씀입니다.
 
국민을, 노동자를 이기는 정부는 없습니다.
 
출처 :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04023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