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소식
  • 노조소식

"누가 그를 거친 시련의 길에 떠밀었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전국노조 조회313회 작성일 21-06-18 13:26

본문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은 한상렬 목사를 “평화통일운동 목회자”라고 표현했다. 즉 “단순한 목회자가 아니라 인권과 평화,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목회자가 바로 한상렬”이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한 목사가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전쟁 위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깊은 고뇌와 번민 끝에 (평양에)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0062819017036.jpg
▲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 전국노조

 
오 고문은 한 목사가 돌아왔을 때 당국이 그의 방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탄압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전민족이 어우러져서 해야 하는데 이를 차단하고 원천봉쇄 하니까 그래서 간 것 아니냐. 그런데 왜 이를 핍박하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6.15공동선언 자체가 남북 정상이 국가보안법을 초월해서 민족의 최고 소원이자 염원을 이루기 위해 한 일이다. 실정법을 초월하지 않고서는 민족의 염원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말하자면 두 정상이 국가보안법을 어기면서 더 높은 일을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6.15공동선언 합의 정신에 따라 한 목사가 걸은 걸음이 “새롭게 그런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통치 권능을 침해한 것도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통치 권능을 침해한 것도 아닌데, 왜 핍박을 가하려 하느냐”고 밝혔다.
 
특히 한 목사의 경우 신앙인으로서 “6.15공동선언 자체가 국가보안법이라는 실정법을 초월해서 이뤄진 것으로, 그러한 초월 자체는 위대하고 정당하며 합법적인 것”이며 “신앙인의 입장에서 실정법적 합법성보다 온 민족의 생존과 번영의 염원에 충실한 데서 더 정당성을 찾았을 것”이라고 뜻을 헤아렸다.
 
그는 “실정법만을 주장하는 사람은 한 목사의 행동을 비판하겠고 민족의 염원을 더 높은 데에 두는 사람은 당연히 지지하고 환영할 것”이라면서 “그 누구든지 비판도 할 수 있고 환영과 지지도 할 수 있지만 절대로 핍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 고문은 “한 마디로 말해서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것을 막고, 당연히 열려야 할 마당을 봉쇄했기 때문에 그렇게 간 것인데, 왜 정부에서 일을 그르쳐놓고 오히려 한 목사를 핍박하려 하느냐. 한 번만 더 자기 양심에 귀를 기울여 봐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오 고문은 현 정세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한미 양국이 서해상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벌이기로 한 것과 관련,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전쟁의 방향으로 함수를 틀고 있는데, 이대로 항진하게 되면 전쟁의 불구덩이로 우리 전체가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이 나서서 전쟁으로 향하는 항진을 멈추라고, 평화 쪽으로 함수를 돌리라고 외쳐야 한다. 미국의 항공모함과 구축함과 이지스함이 미국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6.15공동선언을 훼손하고 나아가서 그것을 지워버리려는 세력이 있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보듬고 실현해 나가려는 세력이 있다. 나라가 두쪽이 나 있다”면서 “그런데 어느 것이 국민과 더 나아가 남북 민족 전체를 살리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모두 한 배에 타 있는데,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쟁으로 몰고가는 배의 키를 평화와 통일의 길로 돌리도록 연대연합을 확고히 해 나가야 한다”면서 “6.15공동선언 이행의 방향으로 확고하게 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다 살 수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지난 16일 오종렬 고문이 쓴 글 전문이다.
 


  누가 그를 거친 시련의 길, 돌부리 가시밭에 등 떠밀었는가

 
2000년 6월 15일

그 날은 기쁨이었다. 평화였다. 희망이었다.

남북의 정상이 한 자리에서 만나 화해와 협력, 상생과 번영을 기약하는 자주적 평화 통일의 대 장전을 세계만방에 선포한 축복의 날이었다.

동포가 남의 손에 찢겨 갈라진 것도 모자라 제 핏줄의 가슴에다 총포를 겨누는 천벌 받을 세상이 축복의 땅으로 바뀌는 날이었다.

세계 제1의 전쟁밀도 화약고가 평화의 기운에 녹아내리는 날, 5천만 아니 7천만 아니 전 세계 인류의 축제였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태리.....전 세계의 내노라, 하는 강대국은 말 할 것 없고 이름 없는 작은 나라의 원수들 모두가 앞 다투어 축하메시지 보내느라 바쁜 날이었다.

 
6.15남북공동선언문 요지

 
하나, 통일문제를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자.

둘, 남측이 제안한 연합제와 북측이 제안한 낮은 단계 연방제의 공통성을 인정하고 이 방향 에서 통일을 지향해 나가자.

셋, 비전향장기수 송환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으로부터 남북 화해의 문을 활짝 열어 나가자.

넷, 남북의 경제협력만이 아니라 모든 부문에 걸쳐 교류 협력을 널리 활성화하여 신뢰를 다져 나가자.

다섯,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하루 빨리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자.

공동선언에서 얻는 눈앞의 이끗만도 이렇다.

615공동선언이 빚어낸 개성공단 사업으로 남측은 2009년 말 현재, 5조 6천 억 원에 이르는 연 매출과 26만 명의 고용파급 효과를 내고 있었다.

2012년까지 공단 확장사업이 계획대로 완공 되면 남측에서만 매년 24조원의 부가가치와 1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2004년 한국은행 정책자료).

북녘 땅에 매장된 세계적 규모의 석유와 철광 석탄 및 마그네사이트 우라늄 등을 남북이 합작 개발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결 소통함으로써 매년 100조이상의 경제이익을 낼 수 있게 된다.

무엇 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군사비 부담을 대부분 교육 의료 복지 부문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

화해 평화 안정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경제활동임이 실증되고 있었다. 당장 눈앞의 이끗만을 보더라도 이보다 더한 고소득 장사가 이 세상에 어디 또 있겠는가.

 
5.24 대통령 특별담화 요지와 그 후속 조치

 
하나, 천안함은 북한함정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되었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둘, 남북간의 모든 교역 교류는 중단한다. 개성공단은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검토한다.

셋, 남북해운합의서에 의해 허용된 우리 해역의 해상통로를 차단한다.

넷, 북한은 대남적화통일의 헛된 꿈에 사로잡혀 협박과 테러를 자행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의 어느 곳이든 공격을 받으면 즉각 응분의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다.

국방부는 남북이 합의하여 철폐했던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고 서해상에서 한미가 연합하여 대북 잠수함 작전훈련을 실시할 계획을 발표했다.

북측은 대북 심리전 방송이 재개되면 즉각 사격하여 파괴하겠다고 했고, 이에 남측은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하는 등 전쟁 위험수위는 시시각각 높아지고 있다.

 
6.15남북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오늘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 겪어보니 맞다. 그런데 변해도 이렇게 변할 수가 있나. 이렇게 못되게 변할 수가 다 있나. 역사는 진보한다는 말, 오늘 만큼은 악성 퇴행이 극에 달했다.

5.24담화에서 개성공단 만큼은 사업 중단을 유보할 듯 발표해놓고 실제로는 차단하고 있다. 개성공단 생산 완제품을 남측으로 반입하되 대북 자금 결제를 허용치 않는다? 북녘 동포에게 돈을 주지 않고 일만 시켜라? 세상에 그 어디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이 고약한 심보를 다른 어디에서 또 볼 수 있단 말인가.

615남북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오늘, UN안보리 이사회에서 천안함 사건 설명회가 벌어진다. 남측이 15개 안보리사국을 대상으로 북의 어뢰공격을 실증적으로 설명한단다. 그에 따라 북측도 동일한 장소에서 반박 설명회를 갖는다고 한다. 참으로 해괴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남북 해외 동포가 한 자리에서 서로 보듬고 615를 경축하며 새 진로를 개척하는 꿈을 펼치자는 만남이 원천 봉쇄 되었다.

더불어 살고 더불어 번영과 행복을 누리게 될 자주 평화 통일의 축제 한마당이 원천 봉쇄 되다니, 얼마나 보다 못했으면 통일운동 목회자 한상렬 목사가 북녘 동포와 서로 보듬고자 혈혈단신 장벽을 헤치고 방북하게 되었을까.
누가 그를 거친 시련의 길, 돌부리 가시밭에 등 떠밀었는가.

남북정상이 직접 만나서 합의해 만든, 그리하여 온 세계에 선포한 615공동선언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누가 범법으로 몰 수 있단 말인가.

 
강에 대고 외치자, 산에 대고 외치자. 하늘에 대고 외치자.

 
2010년 오늘, 우리민족끼리의 자주적 평화통일 원칙도 연합연방제 통일 지향도 남북화해와 교류협력도 다 막혀버렸다.
국내의 반통일 분단세력과 한·미·일이 공조한 대북대결 압박정책이 다 막아버렸다.
막은 정도가 아니라 전쟁위기론을 넘어 전쟁위기로 내몰고 있다.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잿더미만 남는다. 모든 것이 다 끝장이다.

우리는 살아야 한다. 나 혼자만 살 수는 없고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 전쟁의 불장난 일으킨 자들, 호전광들은 막상 큰 일 터지면 다 줄행랑치게 되어있다. 애꿎은 백성들만 이 땅에 남아서 피박 독박 다 뒤집어쓰게 되어있다.

살고자 하는 사람은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외쳐야 한다. 강에다 대고, 산에다 대고, 하늘에다 대고 외쳐야 한다.

“상생번영의 615를 막는 자여, 저주받을 전쟁광들이여, 이 땅을 떠나라!
우리는 할아버지 나라, 어머니 땅에서 끝까지 615와 함께 간다!
자주통일 평등평화 일구어서 자손만대 영원토록 복된 세상을 물려줄란다!”

 
2010년 6월 16일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오종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