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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들 상쾌한 퇴근길은 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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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347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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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대부분이 미생물에 심각하게 오염된 상황에서 씻지도 못한 채 퇴근하는 등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녹색병원 부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지난해 8월부터 70여일 동안 서울·경기 지역 5개 사업장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48명을 대상으로 피부와 작업복 등의 미생물 농도를 측정한 결과, 퇴근 무렵 얼굴 피부에서 평균 7196개의 미생물을 검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사무직 노동자 평균(29개)에 견줘 무려 248배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일반 생활쓰레기를 치우는 한 환경미화원에게서는 최고 28만8000개에 이르는 미생물이 검출됐다.

이런 미생물 농도는 피시방 컴퓨터의 마우스(6900개), 버스 손잡이(3800개), 지하철 손잡이(860개) 등과 견줬을 때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연구소 쪽은 설명했다. 이 연구소의 김신범 산업위생실장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 엔도톡신의 경우, 전체 조사 대상의 36.2%가 위험 수치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런 작업환경의 여파로 미화원들은 각종 피부질환 등을 호소했다. 연구소가 전국 50곳의 사업장 미화원 10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49.1%가 "눈이 따갑거나 가렵다"고 답했고, 42.2%는 "기침을 달고 산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퇴근할 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 이는 131명(12.4%)에 그쳤다. 세수한 뒤 옷을 갈아입고 집에 가는 이도 10.3%뿐이었다. 절반이 넘는 55.3%는 "그냥 일하던 그대로 집에 간다"고 답했다. 환경미화원들이 이처럼 제대로 씻지 못하는 이유는 샤워시설 등이 없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사업장 50곳 가운데 샤워실을 갖춘 곳은 34%인 17곳에 그쳤으며, 그나마 7곳은 관리자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이유로 실제로는 쓰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환경을 지키려면 환경미화원도 지켜주세요-씻을 권리부터"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한겨레 신문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