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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현장을 가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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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468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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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 벨트 속도가 다소 늦춰지면서 빠른 손놀림도 덩달아 느려졌다. 낯선 이들의 출현이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작업장에서 일하던 이들은 잠시 한숨을 돌린다. 기자들이 현장에 들어서니 현장 관리자도 신경이 쓰였는지 컨베이어 벨트 속도를 다소 늦췄다. 그래도 컨베이어 벨트는 쉼 없이 돌아간다. 움직이던 손놀림도 멈출 수는 없었다.
 
제조업 공장 얘기가 아니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안양시 생활폐기물적환장"의 재활용품 선별작업장의 풍경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2일 이 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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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 생활폐기물적환장 내 재활용박물관 1층엔 공병 재활용을 위한 선별장이 있다.‘ 친환경’을 형상화한 벽화가 보인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안양시 63만명 인구, 하루 50톤의 재활용품 배출

안양시 생활폐기물적환장 정문은 한낮에도 오고가는 생활폐기물 수거 차량이 끊이지 않았다. 일명 '쓰레기 차량'들은 생활폐기물 가운데 폐기할 것(쓰레기)과 재활용품으로 나눠 적환장 가득 내려놓고는 또 다른 곳에 쌓인 생활폐기물을 수거하기 위해 바쁘게 빠져나갔다. 수거 차량들은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생활폐기물들을 거둬들인다.

안양시 청소과 시설운영팀의 이재만 현장감독관은 "25대 가량의 수거 차량들이 하루 3~4번 정도를 오고가면서 재활용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양시 생활폐기물적환장은 시 전체의 생활폐기물을 수거해 쓰레기를 폐기하고 선별한 재활용품을 재판매하는 곳이다. 안양시 전체 면적은 58.52㎢으로, 22만여가구에 63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살고 있다. 안양시민이 배출하는 재활용품은 하루 평균 50톤에 이른다.

선별작업장에서 처리하는 작업물량도 배출량과 비슷하게 하루 평균 50톤에 이른다. 선별작업장에서 15년을 넘게 일해 온 김종필(44)씨는 “재활용품을 수거하지 않는 월요일과 화요일은 작업량이 많다”며 “수거한 물량이 많은 날에는 컨베이어 벨트 속도가 좀 더 빠르고, 그렇지 않은 날은 느리다”고 말했다. 요일별로 수거물량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날 물량을 그날에 처리할 수 있는 이유다.


가정서 분리배출, 대부분은 다시 폐기물장으로

“도시락 용기는 재활용품이기는 하지만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있어 재활용하기에 적당치는 않아요.” 이재만 감독관은 선별작업장을 안내하며 이 같이 설명했다.

각 가정에서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지만 모든 것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 찌꺼기 등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있으면 재활용품이라도 재활용할 수 없다. 또 가정에서 서툴게 재활용품을 선별하면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은 생활폐기물들도 상당수 섞여 들어온다. 선별작업장을 거치더라도 많은 물품이 다시 폐기물장으로 옮겨진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옮겨지던 재활용품 더미 속에서는 컴퓨터 자판기나 오래된 비디오테이프 묶음, 아이스박스와 같이 부피가 크고 선별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은 물품들도 더러 있다. 이런 물품들은 따로 모아져 재선별하는 작업을 거친다. 대형 가전제품이나 스티로폼 또는 그 자체로 재활용이 가능한 맥주병이나 소주병은 컨베이어 벨트에 오르기 전에 선별한다.

재활용품 선별작업은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옮겨지는 재활용품을 선별작업 노동자들이 분류 순서별로 골라내는 작업이 대부분이다. 분류된 재활용품을 압축해 옮기고 재판매하는 것까지가 재활용품 선별작업장에서 하는 일이다.

각 가정에서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을 수거 차량이 싣고 와 적환장에 쌓아놓으면, 그곳에서부터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물품들이 옮겨지기 시작한다. 대형가전이나 스티로폼과 같은 재활용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기 전에 1차로 먼저 선별한다.

컨베이어 벨트는 조립 패널로 지어진 건물 2층으로 이어진다. 2층 건물 내에는 25명 정도의 선별작업 노동자들이 30m 길이의 컨베이어 벨트 양쪽으로 줄을 지어 서서 자신이 골라내야 할 재활용품을 연신 집어내고 있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재활용품을 비닐봉지에 담아 배출하기에 컨베이어 벨트 맨 앞줄에는 커터 칼(문구용 칼)을 든 두 명의 노동자가 비닐을 찢어 내용물을 쏟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어 순서대로 플라스틱-페트(PET)병-갈색유리병-백색유리병-캔-파지(폐·휴지)-알루미늄(캔)-요구르트병-우유팩을 골라낸다. 컨베이어 벨트에 오르기 전에 선별되는 스티로폼이나 가전제품 등을 제외하고는 백색병과 플라스틱 제품이 재활용도 잘 되고 제법 돈이 되는 것들이다.

분류 순서를 정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대체로 많이 수거되는 재활용품을 판매할 수 있는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분류된 물품들은 선별창구(통로)를 통해 1층으로 바로 떨어진다. 1층에서는 선별된 물품들을 압축해 종류별로 정해진 공간에 쌓아놓는 작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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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장엔 유독 여성 작업자들이 많다. 악취가 심했지만 익숙해선지 마스크도 없이 일을 한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경기침체로, 처리 재활용품도 적어

최근에는 경기침체 탓인지 재활용품 수거량이 다소 줄어 처리해야 할 물량도 줄었다. 이 감독관은 “안양시 생활폐기물적환장에 들어오는 재활용품들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양시 생활폐기물적환장에 들어오는 재활용품은 대부분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이마트나 까르푸 같은 대형마켓이나 제조업 공장 같은 대규모 사업장은 자체 계약한 별도의 선별작업장을 통해 재활용품들을 처리한다. 적환장은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이나 재활용품만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부녀회나 경비실에서 공병이나 폐휴지처럼 돈이 될 만한 재활용품을 따로 모아 판매하는 추세다. 자체 경비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또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공병과 같은 돈 되는 재활용품들이 분리 배출된다. 최근 경기 침체 탓인지 재활용품들을 수거해 가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늘어 적환장에 수거되는 양이 부쩍 줄었다.

선별작업장에서 공병을 분리수거하는 업무를 맡은 오흥섭(58)씨는 "구체적인 수치로까지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일을 하다보면 최근 2~3년간 공병 수거량이 부쩍 줄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경기침체의 영향인지 최근에는 나이 드신 분들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재활용품을 수거해 고물상에 넘기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8시간 노동에, 쉬는 시간은 40분

적환장 재활용품 선별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 38명이다. 이들은 오전 8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낸다. 주40시간 사업장이지만 매주 토요일 잔업을 한다. 하지만 명절 때처럼 배출되는 생활폐기물량 자체가 많을 때를 제외하고는 평소 야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전 8시에 작업을 시작해 오전 10시부터 10시20분까지, 오후에는 3시부터 3시20분까지 각각 20분씩의 휴식을 취한다. 정오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이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 노동을 하면서 이 가운데 40분을 쉬고 있는 것이다.

화장실은 급할 때마다 옆 동료에게 일을 맡기고 잠시 다녀오지만 컨베이어 벨트가 쉼 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기는 어렵다. 일이 고된 것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반복 작업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자는 점심을 먹고 잠시 낮잠을 잔다.

재활용품이라고 해도 생활폐기물을 다루는 일이니 근무환경도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 현장에 들어서면 우선 코끝을 찌르는 생활폐기물 냄새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선별작업장에서 일하는 강성환(58)씨는 “재활용품이라고 해도 온갖 지저분한 쓰레기가 함께 섞여 들어오곤 한다”며 “지금은 기온이 낮으니까 덜한데, 여름이면 악취가 진동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마스크를 쓰고 일 하지만 악취는 참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고,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적응한다”고 덧붙였다.

하루 종일 서 있고 주로 손동작을 이용한 단순작업을 반복하다보니 팔다리가 쑤시지 않는 날이 없다. 페트병 같은 플라스틱류의 재활용품은 선별작업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병처럼 깨지는 유리류는 조심해 다루지 않으면 손을 베이기 일쑤다. 대형 가전제품은 무거우니 선별하고 옮기는데 몸에 무리가 많이 간다.

특히 염산 같은 위험한 화학물질이 가끔 플라스틱병에 담겨 재활용품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내용물이 새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선별 작업을 할 때나 플라스틱병을 압축할 때 새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큰 산재사고가 날 수도 있어 아찔하다. 김종필씨는 “각 가정에서 재활용품을 분리할 때 위험물질은 반드시 따로 선별해 배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선별작업장 노동자 절반 정도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이다. 최근 민주연합노조 안양시지부가 선별작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했는데, 쉬는 시간을 오전·오후 30분씩으로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비슷하게 기계 세우는 시간을 작업 끝나기 5분 전으로 해 달라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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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들이 강한 바람에 날리고 있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사회적 냉대로 서러운데”, 한 달 150만원의 임금

청소나 생활폐기물을 다루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으니 선별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자신들도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 강성환씨는 “사회적으로 천한 직업이라는 인식은 여전하지만 예전에 비해 점점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친한 친구들을 만나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묻는데 대답하기 곤란할 때가 많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사회적 냉대도 문제지만 선별작업장 노동자 다수는 임금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인만큼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야 어떻게든 이겨내겠지만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임금)를 받지 못한다고 여긴다. 선별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토요일 잔업 수당을 포함해 월평균 남성은 150만원, 여성은 13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들 노동자는 전년도에 비해 많게는 50% 정도 임금을 삭감당하면서 불만이 커졌다. 지난해 안양시가 재활용품 선별작업장 입찰 방식을 수의계약에서 공개입찰로 바꾸면서 위탁업체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어졌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신분도 계약직으로 바뀌면서 월급제였던 임금계산방식도 시간급으로 바뀌었다.<상자기자 참조>

용역 청소 차량 운전부터 재활용품 선별작업까지 20년째 안양시 적환장에서 일한 김시광(50)씨는 “20년 동안을 부끄럽다 생각 안 하고 일 했지만 열악한 임금조건으로 인해 생계가 어려운 편”이라며 “어떤 누군가는 좋은 환경에서 일하면서 많은 돈을 버는데, 우리는 몇십 년을 일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재활용센터-13.jpgPET병 선별을 맡은 작업자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빈 병을 골라내 압축기로 이어진 통로에 던져 넣는다.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노후화된 작업 시설, 개선 절실

노후된 시설도 작업환경을 열악하게 만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가건물처럼 조립 패널로 지어진 선별작업장은 벌써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다. 냉난방은 물론 환기시설도 노후돼 작업 여건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심지어 바람이 불면 쓰레기가 날려 작업량은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몇몇 노동자는 선별 작업이 아닌 날린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작업에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화된 다른 시의 일부 생활폐기물적환장은 전체 작업장을 돔 형태로 덮고 있어 쓰레기가 날리지도 않고 외관상 보기도 좋다. 냉난방이나 환기시설도 잘 돼 있어, 쓰레기를 다루는 일이라도 작업환경이 어느 정도는 개선됐다.

안양시도 3년 전부터 노후시설을 재건축하고 적환장의 면적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지만 뜻대로 일이 추진되지 않았다. 적환장이 위치한 산 아래 건너편에 탄약고 등 군사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건물 건축과 면적 확장은 군 당국과 협의가 필요하다.

김종필씨는 “지난 2000년에 선별작업장을 만든 이후 10년 동안 시설이 그대로여서 작업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며 “시에서도 재건축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군 당국과의 협의 등 여러 문제로 인해 3년째 미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사회적으로 천한 직업이라고 말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회적 대접까지는 못 받아도 고용이나 임금문제로 불안에 떨지는 않게 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저임금에 고용불안까지, 안양시 선별작업장 노동자
“아이들 학비 대기도 어려워” … “시 직접 운영이 대안”

안양시 생활폐기물적환장에서 만난 김시광(50)씨는 기자들을 만나자 주머니 속에서 꾸깃꾸깃하게 접힌 1월 급여명세서부터 내 보였다. 김씨가 지난 1월 받은 임금은 161만7천원. 기본급 140만원에 토요일 잔업수당 21만7천원을 포함한 것이다. 4대 보험금과 각종 세금을 제외하고 나니 월급 통장에 들어온 금액(차인지급액)은 150만200원이었다.

김씨는 “임금을 올려달라고 시청에 요구하면 "위탁업체와 처리하라"고, 업체에게 얘기하면 "계약금이 적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며 “아이 둘 키우면서 살고 있는데, 학비마저 제대로 대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적환장에서 재활용품 선별작업을 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김씨와 거의 비슷한 임금을 받고 있었다. 안양시는 지난해부터 선별작업장 위탁계약방식을 수의계약에서 공개입찰로 바꿨다. 새로 업무를 위탁받은 업체는 기존에 일하던 노동자를 전원 해고했다가 계약직으로 재입사 시켰다.

임금계산방식도 월급제에서 시급제로 바꿨고, 근속연수도 인정되지 않아 기존보다 임금이 줄었다. 또 경력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대부분 비슷한 임금을 받게 됐다. 시간급으로 남성은 7천원, 여성은 6천원을 받는다. 월평균 임금은 남성은 150만원, 여성은 130만원이다.

그나마 지난달에는 날짜 수가 28일로 짧았고, 설 연휴까지 끼어서 남성 기준으로 월급이 130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선별작업장 노동자들은 명절 연휴나 공휴일에도 임금을 지급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도 2년마다 위탁업체가 바뀌면 재계약을 통해 일을 했지만, 사실상 정규직과 거의 동일한 대접을 받았다. 고용도 승계되고 근속연수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선별작업장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는 김종필씨도 한때 300만원에 가까운 임금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른 노동자들처럼 150만원을 받는다. 그는 장비운전사이기도 했지만 15년 넘게 일해 온 고참 노동자다. 지난해 재계약을 하면서 근속연수를 하나도 인정받지 못했다.

김씨는 “임금이 절반으로 줄면서 박탈감도 심하지만 수의계약 때 승계되던 고용마저도 2년마다 재계약해야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지난해 30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고용승계를 거부당했다가 지방노동위원회 판결로 27명이 겨우 복직하는 등 고용불안도 심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2월 안양시와 새로 위탁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기존에 일하던 30여명의 선별작업장 노동자의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민주연합노조 안양시지부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지난해 5월 노동위원회가 연속근로에 따른 부당해고 판정을 내리면서 현재 27명이 복직된 상태다.

위탁계약방식이 공개입찰로 변경되면서 위탁업체의 수익금도 다소 줄어든 상태다. 안양시는 수의계약 방식을 취할 당시에는 대행료(계약금) 21억원(2년 기준)을 주는 대신 재활용품 판매 대금을 위탁업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재활용품 판매 대금을 시에서 가져가는 대신 대행료로 34억원을 지급한다.

김종필씨는 “재활용품 판매대금을 시가 가져가면서 운영비도 적어졌고, 공개입찰을 하면 업체들이 계약을 따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입찰금액을 적게 적어 내기 때문에 대행료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며 “시에서 선별작업장을 직접 운영하거나 임금을 적정 수준에서 줄 수 있도록 대행료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양시청 관계자는 “수의계약 방식보다는 공개입찰이 위탁계약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며 “계약은 시와 위탁업체가 하지만 임금 지급은 업체의 몫이기에 시에서 개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봉석 기자

 출처 : 매일노동뉴스 http://www.labortoday.co.kr/news/view.asp?arId=95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