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언론악법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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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264회 작성일 21-06-18 13:26본문
한나라당이 끝내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단독으로 날치기 처리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윤성 부의장이 관련법안들을 직권상정하고 야당의 거센 반발속에서 차례차례 신문법, 방송법, IPTV법, 금융지주회사법을 한나라당 의원들의 표결로 통과시켰다.
신문법의 경우 재석 의원 162명 중 찬성 152표ㆍ기권 10표로, 방송법은 재석 의원 153명 중 찬성 150표ㆍ기권 3표로, IPTV법은 재석 의원 161명 중 만장일치로 각각 가결됐다.
이 부의장은 이어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부결됐던 금융지주회사법도 직권상정을 통해 표결에 부쳐 재석 의원 165명 중 찬성 162표ㆍ기권 3표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방송법의 경우 이 부의장이 투표중단을 선언한 시점에 재석 의원이 부족해 재투표를 실시한 것이어서 향후 적법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표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 다수가 의장석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대리투표"를 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민주당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부의장은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처리하고 곧바로 산회를 선포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과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퇴장했다.
본회의장은 한나라당의 날치기에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의 구호로 가득했다.
(이상 민중의 소리)
한편 국회 밖에서는 애초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던 총파업 결의대회가 미디어법 국회 직권상정 관계로 오후 4시 50분에 열렸다.
국회 상황 보고를 위해 연단에 오른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이 “동지 여러분, 우리가 또 한번 이겼습니다" 목소리를 높이면서부터 과반미달 투표-대리투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최 위원장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170명이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방송법 표결시 국회의원 294명 중 145명이 참석하여 과반 미달로 투표가 부결됐다"며, "재투표를 통해 날치기 처리된 방송법은 원천무효"이며, 신문법 등 나머지 법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모 의원이 참석하지도 않은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의 표결 버튼을 눌러 대리투표 하는 광경도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진상을 낱낱이 밝혀 원천무효임을 분명히 밝히겠다는 소신도 밝혔다.
이어 연단에 오른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국회안에서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운을 뗀 뒤 "회기 중 한번 부결된 안을 그 자리에서 다시 처리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원칙 위반"이라며 "불법적으로 방송법을 통과시킨 한나라당의 작태를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이 22일 총파업을 선언하고, 미디어법 비정규법 최임법 투쟁승리와 쌍용자동차 공권력 투입 저지를 위해 전면에 나섰다"고 말하면서 "오늘 이런 결과는 땡볕에도 불구하고 언론악법을 반대해온 우리 모두의 승리이자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언론악법이 한나라당의 날치기로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허탈감에 빠져 있던 집회 분위기가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위기로 급반전 됐다. 민주노총과 언론노조는 총파업 투쟁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박정숙 씨의 투쟁발언이 이어졌다. 그녀는 "또 한사람의 가족이 죽었다. 두 아이를 남겨두고 서른 살의 젊은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파업에 참여했다고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측과 경찰의 남편 체포 위협에 시달리다가 짧은 생애를 마감한 것이다"고 전하고 "용산 끔직한 참사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 지 두렵기만 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남편이 파업 현장에서 주먹밥으로 연명하며 경찰과 용역깡패에 맞서 싸우고 있다. 외롭고 고통스런 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덩달아 나도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기 일쑤"라고 말했다. 21일에는 사측 직원들이 동원되어 회사앞에 설치한 가족 천막을 강제철거하고 이를 막는 가대위 사람들에게 무지막지한 폭행을 자행했다며 분노했다.
그녀는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함께 살자고 투쟁하고 있는데 하루 하루 심장이 떨려 살 수 없을 지경이다. 벌써 60일이 지났다. 힘들지만 투쟁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가 너무 원망스럽다. 4대강 삽질예산 22조 중 10%만 공적자금으로 투입해도 쌍용차는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냐?"고 정부를 성토했다.
"언론노조 총파업 3보1배에 동참했다. 살인정권 이명박 정권 규탄 투쟁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 다시는 이 땅에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연대해 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투쟁사가 끝나고 화학섬유연맹이 준비한 투쟁기금이 쌍용차 가족대책위에게 전달됐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의 투쟁발언이 이어졌다. 나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언론노조가 위력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국민 80%가 직권상정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기어이 폭거를 자행했다"고 비난하고. "언론악법, 비정규법, 최저임금법 등 MB악법이 저지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또 "한나라당은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길거리로 쫒겨나 피눈물 흘리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쌍용차 문제 해결, 미디어법 직권상정이 아닌 쌍용차 회생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 특별 결의"를 주장했다.
영리병원 허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나 위원장은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 법안이 어제 통과됐다. 이는 일찍이 제주도민이 반대하여 부결된 법안이다. 이름만 바꿔 통과시켰는데 이로 인해 병원비 올라가고 의료양극화 심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 폐지될 것이다"고 진단하고, "돈이 없으면 병원에도 못가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제주도에서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상징의식은 이명박 대통령, 이영희 노동부장관,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한나라당, 전경련 박살내기 퍼포먼스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총파업 투쟁으로 언론악법 저지하자! 4대강 삽질 중단 공적자금 투입하라! MB 악법 폐기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에는 총파업에 돌입한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오전 근로복지공단에서 사전대회를 마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 그리고 야당, 시민사회단체, 학생 2천여명이 참여했다.
(이상 노동과 세계)
우리 노동조합도 36일 투쟁을 정리하는 집회 후 사무실에서 평가회의를 진행하고, 연맹 깃발을 앞세워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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