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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조합원 "노조탄압 중단하라" 항의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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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245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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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이 노조탄압과 조합원 집단해고 사태를 비판하며 항의자결해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낮 12시 경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 박종태 1지회장(39세)이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채로 발견됐다. 마침 이곳을 지나던 화물연대 대전지부 김경선 지부장이 경찰차가 출동해 있는 것을 보고 차를 돌려 박 지회장 주검을 확인했다. 고인이 목 맨 나무에는 " 대한통운은 노조탄압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함께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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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 故 박종태 1지회장


박 지회장 시신은 현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대전중앙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병원 측에서는 시신 상태로 보아 목숨을 끊은 지 3~4일 정도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박종태 지회장은 지난달 29일 새벽 최근 집단해고 사태에 맞서 투쟁 중인 대한통운 택배분회 투쟁이 성과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힘 있는 연대투쟁을 호소하는 글을 노동조합 사무실에 써놓고 잠적했다. 이어 박 지회장은 다음날인 30일 0시께 자신이 활동해 온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연대투쟁을 호소하며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박 지회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면 바쳐야지요”, “길거리로 내몰린 동지들이 정정당당하게 회사에 들어가 우렁찬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린 뒤 박 지회장 행방이 묘연해지자 가족과 동료 조합원들이 애타게 찾기 시작했다.

박 지회장의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뒤 30일 오후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극단적 선택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박 지회장이 소속된 화물연대와 공공운수연맹도 1일 오후 노동절 대회 장소 부근에서 수십 명이 흩어져 박 지회장을 찾아나서기도 했다.

박 지회장은 화물연대 간부로 지난 2006년 일지테크 원직복직투쟁과 광주삼성전자 파업 등 여러 투쟁에 적극 결합해 헌신적으로 활동해왔다.

대한통운 광주지사에서 78명 집단해고사태가 발생한 후 40일 이상을 싸웠지만 금호그룹의 노조탄압으로 합의한 교섭내용마저 번복되는 등 문제는 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이에 물류중심지인 대전으로 가서 투쟁을 계속하기로 하고 대전으로 옮겨 열흘 정도 투쟁을 전개했지만 사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3월18일부터 집회강도를 높이면서 투쟁을 지휘하던 박종태 지회장은 수배까지 받게 됐다. 화물연대 대전지부 김경선 지부장은 “대전으로 옮긴 후 화물연대 대전지부 사무실에서 숙식하면서도 투쟁을 어떻게 잘할까 하는 것에만 골몰했다”고 말하고 “현장에 가지 못하는 답답함 속에서도 조합원들 원직복직이 어려움을 겪는 것에만 마음을 썼다”며 박종태 지회장 생전 모습을 전했다.

고 박종태 지회장 유족으로는 부인과 어린 자녀 두 명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오후 현재 이 소식을 들은 화물연대본부 김달식 본부장을 비롯해 전국 지부장들이 화물연대 대전지부로 집결해 박종태 지회장 사망사태에 대한 이후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다.

<글=홍미리/사진-이명익 기자/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