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어머니의 혈액 투석비용으로 80만원이 필요한데 직장을 잃었습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시장을 찾아갔겠습니까.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수사를 받아야 합니까.”

안양시의 청소대행업체 노동자인 유아무개(58)씨는 지난 1월 재활용선별장 위탁계약 종료를 이유로 해고됐다. 그의 동료 30명도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2월에는 시장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을 찾았지만 되려 안양경찰서는 유씨와 동료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죄명은 ‘건조물 침입’이라고 했다.

7일 전국민주연합노조가 안양경찰서 앞에서 이들 노동자들의 출석요구서가 부당하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안양시장을 면담하려고 민원인에게 개방된 문으로 들어가 소리없이 이동했다”며 “출입제지도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건조물 침입이라는 혐의를 씌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권용희 조직국장은 “안양경찰서가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얼토당토 않은 건물침입죄를 들 게 아니라 공정한 수사를 먼저 하라”고 말했다.

안양경찰서 관계자는 “영상으로 범죄 사실 여부를 가리고 있다”며 “출석요구서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시는 지난 2월 새로운 청소대행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원진개발의 계약종료로 일자리를 잃은 30명 중 20명을 선별 채용하고, 10여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일자리를 잃은 10명은 안양시청 앞에서 고용승계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