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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행위원장 "민주노조운동 절대 안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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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537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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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행위원장 "민주노조운동 절대 안 죽는다" (2008-08-10 13:50:21)

민주노총은 촛불이라는 새로운 운동권에 합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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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석행위원장 "정면승부한다" /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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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있었기 때문에 대선 이후 운동권 진영 내 패배주의적 사고가 걷혔고, 엎드려 있자던 나약함이 사라졌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촛불은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 <노동과세계 자료사진>
7일 오후 모처에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났다. 체포영장 발부 이후 보름 만이었다.

그는 여전히 강건했다. 단지 미처 정리하지 못한, 코 밑에 듬성듬성 남아있는 수염만이 그가 수배중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수배중에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촛불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그와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이용식 사무총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지난달 24일 민주노총을 지키기 위해 모인 촛불 앞에서 "앞으로도 국민과 더불어 싸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일까. 그는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면서 기자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던졌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에 대해, 앞으로의 민주노총의 투쟁에 대해, 그리고 자꾸만 눈에 밟히는 막내아들 이야기까지.

어제(6일)는 정연주 KBS 사장의 기자회견을 보고는 잠이 안 와 소주 한 병을 다 마신 뒤에야 잠들었다며 곳곳에서 몰아치는 "광풍"에 대한 먹먹함, 그럼에도 놓칠 수 없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촛불이 있었기 때문에 대선 이후 운동권 진영 내 패배주의적 사고가 걷혔고, 엎드려 있자던 나약함이 사라졌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촛불은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며 여러 번 '촛불"을 높게 평가했다.

또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10% 지지율로도 이 같은 철권통치를 하는데 예전과 같은 80% 지지율을 보였다면 얼마나 끔찍했겠나, 지금 웃을 수 있는 것도 촛불 덕분이다"며 "이것이 촛불이 보여준 희망이고 민주노총은 이 희망을 보고 더 열심히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그 자신도 각오가 돼 있었다. 그는 "적당한 시점에 상징적인 장소에서 투쟁을 진두지휘하겠다"며 조만간 현장에 다시 나타날 뜻을 밝혔다.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 분명 다음번에 그가 있을 곳이 감옥이겠지만 "감옥 안에서도 민주노총의 투쟁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석행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사상 초유의 민주노총 지도부 동시 검거 시도... 퇴보하는 민주주의 앞에 분노"

- 지난 2001년 이후 다시 시작된 수배 생활이다. 심경이 어떤가.


"우리나라가 표현의 자유, 노동자의 일하지 않을 권리에 대해 또 다시 이렇게 과거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지난 며칠 동안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이 일을 계기로 더 이상 후배 노동자들이나 활동가들이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게 하겠다는 결의를 세우고 있다.

국민들의 땀과 피로 이뤄낸 민주주의가 역사 속으로 퇴보해가는 현실 앞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노동운동가로서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중이다."

- 현직 민주노총 위원장, 사무총장, 수석부위원장까지 동시에 체포영장이 떨어졌다. 민주노총 설립 이후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알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 "(새 정부의 노동탄압은) 지금보다 더 할 것"이라며 각오를 했다. 그러나 현직 위원장과 함께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까지 체포하겠다고 나설 줄 몰랐다. 지난 민주노총 13년 역사에서 동시에 지도부를 검거하겠다고 나선 적 없었다.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다. 사실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에게 여러 가지 일을 맡기기 위한 준비를 해 왔다. 더 어려워지는 국면에 있지만 다른 부위원장들도 다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수배 생활중 가족 생각도 많이 날 것 같다.

"아이들한테 아버지로서 참 미안하다. 하지만 가족은 누구보다도 나를 지지하고 지원해주고 있다. 체포영장이 떨어진 뒤 사무실에서 큰아들과 통화했다. 아들이 오히려 "가족들 걱정하지 말고 아버지 생각대로, 뜻대로 하시라"며 "우리들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줬다.

큰 아들은 아비가 수배 당하고 감옥에 가는 것을 많이 봐 단련이 돼 있다. 대신 막내아들이 눈에 많이 밟힌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생이다. 그 아이가 여섯 살 때 내가 감옥에 있었다. 특별면회 때 안으려고 하니깐 어색했는지 뿌리치고 했던 아이인데… 이제야 아버지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오래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눈에 많이 밟힌다.

하지만 우리 아들들도 아버지가 잘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약해지거나 다른 마음을 먹거나 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강골 차게 사람들 많이 만나고 하반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고 통화도 못하지만 아이들이 내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탄압? 민주노총 절대 죽지 않아...감옥 안에서도 투쟁을 진두지휘할 것"

- 지금도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경찰이 병력을 배치하고 감시하고 있다. 지도부 체포영장에 이어 사실상 민주노총의 손발을 묶겠다는 정권의 의도가 느껴진다. 이런 상황을 예견했나.


"촛불이 한창 진행중일 때 많은 이들에게 '촛불이 꺼지면 모든 분풀이는 민주노총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 우리 조합원들은 긴가민가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

과거와 같으면 많은 국민들이 정부가 민주노총을 때려잡겠다고 하면 잘하는 일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지도부에게 체포영장이 떨어졌을 때 우리 조합원들보다 촛불소녀들이 먼저 왔다. 그 소식을 듣고 회의중에 목이 메였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도 나는 국민들이 민주노총이 탄압받고 있는 것에 대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명박 정부가 민주노총을 탄압하더라도 민주노총을 없애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노조 운동이 싹트기 시작한 70년대에 나이 어린 여공들, 몇 개 안 되는 공장뿐이었지만 박정희 정권은 그 싹을 짓밟지 못했다. 80년대 초 전두환 정권이 민주노조 운동을 노사협의체제로 바꾸기 위해 별 짓을 다 했지만 불과 4~5년 만에 다시 노동자들이 일어섰다.

김영삼 정권도 신노사문화를 내세웠지만 어찌 하지 못했다. 김대중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만도기계 때 하루에 2600명을 연행하며 민주노총을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그 탄압을 이겨내며 80만 조합원으로 성장했다. 이명박 정권이 80만 조합원 모두를 감옥에 가둘 수 없다. 민주노조 운동은 절대 죽지 않는다.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이 정권이 우리의 육체는 가둘 수 있더라도 우리들의 정신은 절대 가둘 수 없다. 이명박 정권과 끝장내는 투쟁을 할 생각이다. 감옥에 가더라도 감옥 안에서 투쟁을 진두지휘하고, 감옥에서 나오더라도 또 다시 감옥에 들어갈 각오로 싸움을 준비하고 지휘해나갈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싸울 수 있는 곳은 민주노총뿐이다. 야당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민주노총 밖에 없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이명박 정부와 비타협 투쟁으로 가야 한다. 또 민주노총이 그런 신념을 갖고 싸우기 때문에 국민들이 민주노총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명박 정권과 "전원공격·전원수비"의 축구를 해야 할 때"

- 국민들이 민주노총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사실 촛불은 비정규직, 공공부문 민영화와 같은 노동 의제보다는 상대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언론장악 등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했고 움직였다. 노동운동 진영에서 볼 때 고민스럽지 않은가.

"그동안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생각을 밝혀주셨다. 쉰이 넘은 시민 한 명은 "당신한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비정규직 문제보다 실업자 문제가 더 중요하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고, 어떤 분은 "비정규직 문제 심각한 것 인정하는데 지금은 국민 건강권 하나로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노동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다.

지난 5월 아이들이 "야간자율학습, 0교시로 잠도 못 자고 허기진데 학교급식에서 나온 광우병 소고기를 먹고 내가 병들어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로 땅도 없고 돈도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죽거들랑 대운하에 내 유골을 뿌려다오"라는 내용의 시를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촛불정신이 그 안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 건강권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문제, 공기업 민영화 문제 모두 다 있다.

또 공기업 민영화 문제는 물가폭등 상황과 깊이 연관돼 있다. 내가 공기업이 민영화되면 전기값, 가스값, 수도세 모두 폭등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금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해놓고 가스값, 전기값 엄청 올렸다. 민영화 안 해도 값 오르니 민영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몰고 갈 속셈이다. 이건 공기업을 민영화 아니 사유화하기 위한 교묘한 사전 조치다. 국민이 다 알고 있다. 또 물가 폭등 막겠다고 나선 민주노총을 사랑하고 있다. 이렇게 민주노총이 국민의 저변 속에 들어간다면 국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것이라 자신한다."

- 그렇지만 지금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가 산별교섭에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면 정부나 기업들은 민주노총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분명히 민주노총의 저력을 무시하고 있다. 사실 함께 하는 투쟁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과 "전원공격 전원수비"의 축구를 하고 싶었는데 "1번타자 화물연대, 2번타자 건설… 식"의 야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명박 정부와 총체적으로 맞서 "맞짱"을 뜰 때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정세는 개별적으로 맞서서 싸울 수 있는 정세가 아니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 조합원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자본과 권력은 개별적으로 나선 우리를 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반기 정세도 만만치 않다. 민주노총이 정치적으로 위상을 강화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어떻게든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 깃발을 지키기 위해,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

야구는 이제 끝났다. 하반기 투쟁은 제대로 힘을 모아서 전체가 한 번에 다 붙는 투쟁으로 가야 한다. 그 외의 길은 없다. 국민들도 민주노총에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

- 7월 초 총파업 때 사실상 민주노총의 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야구는 끝났다"는 것은 그 평가에 기반을 둔 것인가.

"지난 7월 총파업은 원래 계획보다 더 일찍 앞당겨 준비가 부족했다. 당시 파업의 강도보다는 일손을 놓고 촛불로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정정도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당시 총파업을 조직하면서 촛불에 대한 서울과 지역의 온도차가 심하다고 느꼈다. 서울 지역 조합원들은 촛불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하는데 지방에 있는 조합원들은 촛불을 이해하지 못했다.

위원장이 너무 촛불에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방에서 강연하고 이야기하면 조합원들 대다수가 이해하고 있다. 이제 축구다. 축구는 전반에 2골을 먹더라도 후반에 3골을 넣으면 이긴다."

"조만간 적당한 시점에 상징적인 장소에 나타나 투쟁 진두지휘하겠다"

- 하반기 투쟁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위원장을 비롯해 지도부가 수배 상황인데 어떻게 지휘할 생각인가.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조만간 투쟁 대오에 합류할 생각이다. 어디라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적당한 시점에 상징적인 장소에 나타나 진두지휘 하겠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국민들도 그렇고, 조합원들도 그렇고 내가 좀 더 당당하게, 힘 있게, 현장에서 적들과 투쟁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곧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감옥에 가겠다는 뜻인가. 아까 감옥에서 투쟁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말이 이를 염두에 둔 것이었나?

"맞다. 하지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서 감옥에 가는 것은 영광이다. 다만 좀 더 힘있게 투쟁하고 (감옥에)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지금도 촛불을 들고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고맙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촛불은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 이명박 대통령의 80%대 지지율을 취임 5개월 만에 10%대로 끌어내리는데 촛불이 일등공신이었다. 만약 80%대 지지율로 지금과 같이 철권통치를 휘둘렀다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촛불 덕분이다. 다만 그에 우리 민주노총이 좀 더 힘 있게 받쳐드리고 함께 했어야 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있다. 또 그럼에도 저나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을 지켜 주기 위해 오시고, 마음으로 성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민주노총이 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촛불"이라는 새로운 운동권에 합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그 길로 가겠다."

<인터뷰=이경태·이덕만기자/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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