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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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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1,058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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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단식농성 9일 이정희 의원 인터뷰] "사람을 살려야겠기에 단식농성 시작"
news_print.gif news_forward.gifnews_clip.gif 오삼언 news_email.gifnews_blog.gif
“사람을 살려야겠기에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단식 9일째. 이정희 의원이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도 9일이 지났다. 기륭 조합원들의 단식농성이 55일째를 맞은 지난 4일, 이 의원은 그들을 살려야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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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이 의원은 “목숨을 살리는 일에 모든 것을 다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연일 낮 30도를 넘어서는 무더운 날씨와 맞물렸다. 천막 농성장은 그야말로 ‘찜통’. 잠도 편히 잘 수 없지만 이 의원은 농성장을 지킨다.

단식농성 중이지만 이 의원은 평소와 다름없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미관계, 집시법 개정 등 이 의원이 손을 대야하는 사안은 산적하다. 원내 부대표로서 일정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단식농성을 접을 수 없다.

12일에 만난 이 의원은 63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기륭 조합원들에 대한 걱정으로 자신의 몸 상태는 안중에 없는 듯 했다.

“돌아가시게 할 수 없어 단식농성 시작”

이 의원은 “교섭이 타결될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며 “사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크게 우려했다. “(조합원들을)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다. 빨리 움직여서 회사를 설득하고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이 관심갖게 해야한다. 시간을 다투는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 가슴이 답답해서 시작”한 단식농성이다. “누구라도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싶어서 시작”했으나 이 의원이 단식농성을 시작하면서 노사교섭이 시작되기도 했다. 언론 또한 기륭을 다시 주목하기도 했다.

“기륭 여성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있으니까요.” 이 의원은 “그분들이 해놓은 것이 헛되지 않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그분들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그분들을 잃어버리고 나면 한이 될 것 같아서. 지금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니 절박하게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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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할 수 있는 모든 것 다해보겠다는 생각”

이 의원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보겠다고 생각”하며 “체면 차리지 않고 누구한테라도 매달려보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되든 간에 조합원들의 뜻이 존중되고 목숨을 살리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작정이었다.

이 의원이 이렇게까지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분들로부터 느낀 공감”이다. “민변에서 일하면서 나름대로 여성노동자의 문제에 관심을 가졌는데 실상이 어떤지 몰랐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고. 몰랐던 스스로가 죄송했다. 같은 또래인데….”

이 의원은 “정말 좋은 분들이구나 느꼈고 잃고 싶지 않았다. 가장 큰 것은 그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듯이 이 의원은 사실상 국회 활동 첫 시작을 단식농성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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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해결돼야할 문제면 해결책이 있죠”

“흔히 오래 싸우고 있는 투쟁현장들에 대해 어떻게든 도와주고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과연 해결책이 있을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해결돼야 하는 문제면 해결책이 있죠.”

이 의원의 말이 빨라졌다. “법이 바뀔 때까지 놔둘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국회 안의 힘이든, 밖의 힘이든 끌어당겨 해결해야 민주노동당도 믿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당원들한테 하고 싶은 말도 다르지 않다. 이 의원은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면 언젠가 한번은 진짜 힘을 모아서 해결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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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자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겪는 어려움을 하나라도 완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측면을 고민해야한다”는 것이 이 의원이 생각이다. “비정규직법을 잘못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여야 모두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실마리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다. 이 실마리를 찾는 것은 민주노동당 몫인게 분명하다.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희망이 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이 의원은 또 “차별시정 조치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등 비정규직법이 개정되기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실제 겪는 어려움,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치권 전체 힘이 필요하다면 그것까지도 함께 모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12일 63일째 단식농성중인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은 “단식 중 섭취하던 소금과 효소도 끊고 병원 이송을 포함한 일체의 응급조치도 거부한다”는 결단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날에도 기륭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진보정치 오삼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