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에도, 부시 방한에도 기륭문제 해결을 위한 단식은 멈추지 않는다. 국회와 기륭전자 공장 앞에서 그들의 단식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소연 기륭분회 분회장, 유흥희 조합원. 단식 57일째. 국회 본청 앞 이정희 국회의원. 단식 3일째. 기륭분회 농성 천막의 이영희 최고위원과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 단식 3일째.
| | △ 경비실 옥상에서 단식 57일째인 김소연 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경비실 옥상에서 단식 중인 김소연 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은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 많이 모이지 않을 것 같았던 결의대회에 노동자들에 더해 부시방한규탄 투쟁을 벌이고 들른 대학생들이 결합해 공장 앞이 가득 메워졌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젊은 사람들이 오니 힘이 난다고 한다. 그러나 옥상 아래에서 결의대회 사회를 보는 최은미 조합원은 이들의 혈압이 100을 넘지 못하고 40 근처를 맴돌고 있다고 말한다.
며칠 전부터 김 분회장은 소리에 민감해졌다고 한다. 어젯밤에는 개가 짓는 소리가 꿈과 뒤섞여 귀신이 울부짖는 소리처럼 들려 잠을 설쳤다고 한다. 곁에서 자던 유흥희 조합원은 분회장 때문에 덩달아 못 잤다고 장난처럼 타박한다.
| |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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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이정희 변호사를 걱정한다. 국회 천막 천장에 복사열을 막는 단열재를 설치했는지 물어본다. 아래서 단식하는 이영희 최고위원과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이 섭취해야 할 효소와 물 걱정도 한다.
6일 새벽 2시 30분, 이정희 의원은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모기장을 치고 잠을 자고 있다. 옆에는 당번인 보좌관이 자고 있다. 국회 본청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기륭 공장보다 더 뜨겁다. 편히 잠을 잘 수 있는 곳은 아니다.
| | △ 새벽 2시 30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이정희 의원이 자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 | △ 이정희 의원실의 이성우 보좌관이 천막 앞 바닥의 열기를 식히려고 물을 뿌리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한낮엔 보좌관들이 수시로 천막 앞 바닥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힌다. 황선 자통위원장이 방문하자 몸이 예전만 못하다며 다크서클이 생겼다고 가벼운 불평을 하는 이정희 의원. 남편 심재환 변호사가 보낸 격려 문자를 보다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감탄과 부러움의 웃음이다. 단식장이지만 밝은 느낌이 있는 이 천막에는 방문자가 계속 이어진다.
| | △ 이정희 의원이 황선 자통위원장한테 보여준 격려 문자.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이영희 최고위원과 이상규 위원장도 조용히 앉아서 명상할 시간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만큼 기륭분회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끊이지 않고, 그만큼 기륭분회의 일상적 일정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번 단식을 해 본 자기한테 처음에 기륭 조합원들이 구충약은 챙겨 드셨냐는 등 단식 초보자인 양 대하더라고 살짝 핀잔을 주는 이영희 최고위원이나, 효소는 준비했냐고 묻자 그걸 꼭 먹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상규 위원장이나 아직은 기운차 보인다. 연대하러 온 동지들한테 든든한 힘을 주고 있다.
| | △ 동조단식 중인 이영희 최고위원과 이상규 위원장이 기륭투쟁승리 결의대회에 함께하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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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 투쟁 3년 여 기간 중, 이번만큼 건강이 위태로워 보인 적이 없었다. 그들을 살릴 수 있을까? 조합원들의 삶에 큰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이정희 의원과 이영희 최고위원, 이상규 위원장의 단식에서 길을 찾아본다.
| | △ 굳은 결의로 "관'까지 올려놓고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는 김소연 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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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륭분회 조합원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