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당 지도부가 소화기 가루가 날리는 도로 위에 서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밤 11시 50분 경, 광화문 방면에선 경찰병력이 참가자들을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경찰차량을 넘어뜨리면서 이 틈을 비집고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들이닥친 것이다. 시민들은 순식간에 경찰이 휘두른 방패와 곤봉에 맞아 비명을 질렀다.
참가자들은 종로구청 사거리 뒤로 물러난 상태이다.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당 지도부는 스크럼을 짜고 대열의 맨 앞에서 섰다. 당 지도부가 앞으로 나서자, 경찰은 더 이상 밀어내지 못했다.
29일 0시 30분,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 깃발을 앞세운 서울시당 당원들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폭력경찰 물러가라!” “어청수를 파면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1신]당 지도부, 대열 앞에서 물대포와 맞서
‘6.28 반민주정권 심판의 날, 범국민촛불대행진’이 열리는 태평로, 광화문 일대는 희뿌연 소화가루로 뒤덮였다. 태평로를 가득 메운 10만의 촛불부대는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두 갈래로 나눠 행진을 벌였다.
| | △ 행진하는 당 지도부.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천영세 대표, 강기갑 원내대표, 최순영 전 의원, 홍희덕 의원, 이정희 의원, 박승흡 대변인, 최규엽 진보정치연구소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의 대열은 을지로를 지나 광화문 우체국 방면으로 행진을 했다.
강기갑 의원이 촛불문화제에서 약속한 바와 같이, 당 지도부는 대열의 맨 앞에서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물대포와 소화기 분사에 맞서고 있다. 경찰이 쉴 새 없이 분사한 소화가루로 인해, 호흡이 곤란한 지경이다. 또한 살수차의 무차별 사수로 인해 당 지도부도 시민들과 함께 물대포를 맞았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국민들의 촛불은 이명박 정부의 물대포와 소화기보다 강력하다. 밤 11시가 가까워지는 현재까지 힘찬 구호를 외치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의 요구를 전하기 위해 청와대로 가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재협상을 시작하라!” “국민에게 항복하라!” “미국에게 굴복 말고 국민 앞에 굴복하라!” “국민이 승리한다!”
한편, 촛불대행진을 벌이는 당 지도부를 알아본 시민들은 악수를 청하며 따뜻한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 |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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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더 많은 국민이 모여 승리하는 촛불대행진을 만들자”
이날 범국민촛불대행진은 오후 7시 태평로 일대에 모인 10만 촛불의 힘찬 함성으로 시작됐다. 이상규 서울시장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은 촛불문화제에선 촛불소녀, 촛불아줌마, 기륭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무대에 올라 발언을 했다.
이날 낮, 사회각계각층 1040인 동조단식 투쟁을 벌인 기륭분회의 이미영 씨는 “불법파견 노동자로 해고를 당해 1040일째 싸우고 있고 1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면서 “광우병과 비정규직은 별개가 아니다. 비정규직은 우리 일터에 젖어드는 광우병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무시하고 노동자들 죽음으로 내모는 건 막아 달라. 끊임없이 촛불을 들 때만이 광우병과 비정규직을 없앨 수 있다”면서 “촛불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 |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이명박 정권은 스스로 국정 통치 능력을 상실했다. 우리는 헌법이 정한 ‘저항권에 기반해 이 정권을 끌어내릴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더 많은 시민이 촛불을 들고 모이는 것이다. 7월 5일 국민이 승리하는 촛불대행진의 역사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저들이 때리면 맞고, 물대포를 쏘면 맨몸으로 맞으면서 촛불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날 경찰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보호하기 위해 프레스센터 옆에서 경찰 저지선을 설치했으며,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와 골목을 완전히 차단했다.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가운데도 소화기를 분사해 시민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또한 촛불문화제를 방해하기 위해 음향회사 사장 집으로 정보과 경찰이 찾아가 협박을 하고, 방송차량 3대를 탈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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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의원 “의원들이 맨 앞에서 평화의 촛불을 들겠다”
촛불문화제에서 강기갑 의원은 어김없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했다. 강 의원은 한 손으로 촛불을 높이 들고, “촛불소녀, 유모차를 끌고 엄마부대, 노동자, 수녀님들 많이 오셨다. 그리고 가정에서 함께 촛불을 켜고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고 소박하다. 식탁의 아전을 우리가 확보하고 검역주권을 우리가 지키겠다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장도 좋고 경제도 좋지만 성장이 그늘에서 떨고 있는 비정규직, 소외계층, 장애인들이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촛불의 당당한 요구”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고 배반했다. 미국의 조그마한 소리에도 쩔쩔매고, 미국 정치인 목축업자 편에 서서 6월 26일 국민에게 대선전포고를 한 것이다”면서 “미국이 우리의 상전이냐. 국민 편에 서지 않고 미국이 편에 선 정부를 응징할 것”이라고 호통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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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협상은 국민기만이라고 비판한 강 의원은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비폭력, 평화적으로 촛불행진을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로 세상과 정치를 바꿔가자. 민주노동당과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맨 앞에 서서 평화의 촛불을 들도록 하겠다. 국민들이 촛불대행진을,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는 축제로 인식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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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황경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