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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세종로현장스케치] "될때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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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290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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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세종로현장스케치] "될때까지 한다" (2008-06-11 02:03:44)

촛불을 든 소년소녀들 진정성이 국민을 움직였다…세종로네거리는 촛불해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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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국적으로 시민 1백만명 이상이 반이명박 촛불항쟁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0일 저녁 10시경 촛불대행진에 나선 50만 참가자들. 사진=노동과세계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하루를 넘겨 11일 새벽 1시가 넘은 시각까지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 주변에서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오후 7시에 시작된 6.10항쟁 21주년 기념 촛불대행진은 두 시간 여 동안 진행됐으며 시민들은 종로와 서대문 쪽으로 나뉘어 촛불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안국동 삼거리, 독립문 등지에서 경찰 저지선에 막혀 다시 광화문으로 향해 평화적 촛불투쟁을 전개했다. 시민학생 1천 여 명은 여의도 국회와 한나라당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11일 새벽 1시를 넘긴 이 시각에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가족들을 비롯해 많은 촛불시민들이 촛불을 켜들고 오만과 독선을 넘어 국민을 기만하는 이명박 정권에 저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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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를 탄 어린 아이가 컨테이나 철벽 바로 앞에 서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세종로 사거리 주변 나무, 벤치, 지하철 입구, 버스·택시승강장, 공중전화 부스, 전봇대, 시정게시판, 전경버스, 길바닥에 촛불시민들 요구가 나붙었고 시민들은 자신 몸에도 손피켓과 스티커를 부착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프레스센터 앞 왕복 8차선 도로에 백묵으로 ‘이명박은 수구세력, 딴나라당 용도폐기용, 미국 부시정책 바지사장’, ‘명박아 너 잡으러 형이 왔다’, ‘100일이면 마이무따아이가’ 등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과, 쥐 얼굴 그림을 수십 개 그려놓았다. 국민 삶을 말살하고 국민 생존권을 위태롭게 하려는 이명박 정부 각종 정책들을 규탄하는 구호와 규탄 글이 이날 서울 광화문 일대를 뒤덮었다.

일부 시민들이 보수우익 언론 조선일보사 정문에 ‘조중동 여기 잠들다’, ‘보수언론 조중동은 폐간하라’ 등 손 피켓과 스티커를 붙이며 규탄하고 있다. 신문사 경비원들이 부착된 선전물들을 떼기 시작하자 시민들은 “창피한 줄 알아라”, “그게 신문이냐?”, “조선일보 망해라”, “조선일보 폐간하라”고 외치며 더 이상 이 땅에 조중동이 설 곳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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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호텔쪽 조선일보의 왜곡보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각종 스티커와 손카드 등을 부착했다. 사진=노동과세계

몇몇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쓰레기를 치우는 아름다운 모습도 눈에 띈다.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와 안국동 로터리, 동십자각 앞에 대형 컨테이너를 60대 동원, 벽을 쌓고 청와대로 향하는 촛불대오를 막았다. 이날 컨테이너 벽은 어청수 경찰청장 아이디어와 지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경찰 조치에 강력히 반발해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

세종로 사거리에서 만난 민주노동당 최규엽 진보정치연구소장은 “국민 요구를 담은 촛불을 공권력으로 막으려는 이명박 정권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오늘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찍은 사람들도 많이 있으며 그들은 하나같이 ‘DJ와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힘들어진 서민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주술에 말려들었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계속해서 이렇게 나간다면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200% 300%”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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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날을 넘기면서도 세종로네거리에 진을 치고 밤샘농성을 잇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한상렬 목사도 이날 촛불대행진에 참석해 “우리는 지금 진실은 승리한다는 역사적 진리가 실현되고 있는 역사 현장에 서 있다”고 말하고 “촛불을 든 소년소녀들 진정성이 국민을 움직였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명이 박한’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전면적으로 국민 편에 서서 미국에 대해 할 말 하고 전면 재협상함으로써 국가주권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에 두 번째 참가했다는 김송희 씨(26세, 경희대학교 재학)는 “국민들이 이만큼 요구하고 표현했으면 알아들어야 하지 않느냐”며 “국민은 똑똑하다는 것을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히 알아야 하며 백번 옳고 정당한 국민 요구를 듣지 않으려면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촛불대행진에 참가하기 위해 강원도에서 올라왔다는 김완순(54세, 자영업) 씨도 “저는 유신, 87년 6월항쟁에 이어 오늘 세 번째로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나섰다”고 말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두환과 사고방식이 똑같다”며 “쇠고기는 빌미가 됐을 뿐 이명박 정부 모든 정책이 국민 저항에 부딪히고 있음을 이명박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6월11일 새벽 1시40분 현재 촛불시민들은 즉석에서 촛불탑과 촛불길을 만들고 거리콘서트, 가장행렬, 생일파티를 벌이며 촛불의 해방구를 만끽하고 있다. 시민들 저마다 독창적인 촛불퍼포먼스를 펼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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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아 모여라! 될때까지 모여라. 국민촛불이 새희망을 일구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민주노총에 의하면 6월10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 60만이 운집했으며 광주 6만, 부산 3만, 대전 1만, 대구 1만, 경남 2만, 경북 1만, 강원 5천, 충남 8천, 충북 5천, 전북 1만5천, 전남 1만4천, 울산 5천, 제주 3천명 등 전국적으로 80만명 이상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이명박 정권을 규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정권이 시민 촛불에 무너지고 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이 이명박을 넘어 촛불해방구를 만들고 있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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