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의원님! 사인해주세요!” “민주노동당, 화이팅!”
29일 단식농성에 돌입한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표정이 싱글 벙글이다. 청계광장 동아일보 사옥 옆에 자리한 단식 농성장에는 민주노동당 의원단을 격려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밤 늦도록 시민들은 농성장을 찾아 “민주노동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니 감사할 따름이다”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29일 밤 10시경, 천영세 대표, 강기갑,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의원과 정성희 집행위원장, 이수호 비대위원, 이정희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등은 시민들의 환호에 인사를 건네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 | △ 청계광장 옆에서 단식농성 중인 지도부.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사인공세에 정신없는 강기갑 의원
‘고시 철회 전면 재협상 촉구 민주노동당 지도부 무기한 단식’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농성장 뒤로 내건 농성장은 눈에 크게 띄지 않은 곳인데도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멀리서 ‘화이팅!’을 외치며 주먹을 흔들어보이고 지나가거나, 뛰어와서 강기갑 의원 등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은 “수고한다”며 의원단에게 악수를 청했다.
강 의원은 줄을 길게 늘어선 시민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했다. 농성장 앞을 지나는 많은 시민들은 ‘힘내세요!’라며 격려를 보냈다. 20, 30대로 보이는 회사원들은 의원단을 향해 하트 모양을 그리기도 했다.
| | △ 신문지 위에 서명을 해주고 있는 강기갑 의원.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민주노동당 의원단, 국민 뜻 알려줘 감사한다” 격려 이어져
생수 두 병을 들고 뛰어와 강 의원과 천 대표에게 건네고 부끄러운 듯 인사만 하고 돌아선 김 모(26세, 여, 고양시 덕양구)씨는 “국민들의 뜻을 알리기 위해 단식하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단식농성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고생하신 것 같아 물병이라도 드렸다”고 밝혔다. 함께 생수병을 전한 이 모(27세, 여, 서울 마포구)씨는 “민주노동당 분당 등으로 속상한 찰라였는데 우리들한테 힘을 주시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휴대폰으로 의원단의 사진을 찍은 최 모(21세, 여, 고양시)씨는 ‘민주노동당 단식농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국회의원들이 당연히 해야할 일이죠!”라는 딱 부러진 대답을 내놨다.
| | △ 율동공연을 보여주고 있는 학생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단식농성, 다른 당에서도 해야돼요”
이어 “(단식농성을) 다른 당에서도 해야된다고 봐요”라고 했다. 이 모(22세, 여, 고양시)씨는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는데 잘못 뽑았어요”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가 아니였다고 밝힌 이 모씨는 “민주노동당 새롭게 보인다”며 “(의원들이) 단식농성을 하는 등 대단하다, 존경스러워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종격투기 다음 까페 회원인 아이디 ‘1/61억 이경규’(29세, 남)씨는 강 의원의 사인을 받고 “까페에 올릴 수 있어서 좋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이 사인은 오늘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는 ‘인증’을 겸하는 것”이라면서 “존경하는 강 의원을 만나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딴나라당과는 다른 당이죠!”라며 손가락을 치켜 보이기도 했다.
“조카에게 보여줄려고 사인을 받았습니다.” 김 모(34세, 남, 파주)씨는 “6살배기 조카가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크게 되면 ‘우리 어른들은 이렇게 했다’, ‘이런 일이 있었다’며 강 의원의 사인을 보여주며 말해주려고 한다”며 강 의원을 사인을 곱게 가방에 챙겨넣기도 했다.
| | △ 단식농성 중인 지도부를 위해 "아침이슬"을 불러주고 있는 시민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강 의원 사인 ‘어른들은 이렇게 했다’고 나중에 조카에게 보여주고파”
강 의원은 ‘좋은 세상을 위하여’, ‘국민의 건강을 우리 힘으로’, ‘다함께 사는 세상’ 등 다양한 글귀와 함께 시민의 이름을 묻고 사인을 해줬다. 강 의원이 일일이 사인을 하는 모습을 보며 한 시민은 “단식농성을 하는 동안에는 강기갑 의원에게 사인받지 말자는 캠페인이라도 해야되는 것 아니냐”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밤 11시경에는 대학생, 청년들이 한꺼번에 몰려 ‘아침이슬’ 노래를 부르며 의원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구심이 됐으면”
“학교 게시판에 붙여놓으려고요.” 대안학교인 ‘더불어가는 배움터 길’에 다니는 민윤성(중 2)군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좋아할 것 같다”며 강 의원의 사인을 받은 종이를 챙겼다.
민 군의 아버지(45세)는 “행진이 끝난 후, 발길을 돌리자니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며 “민주노동당이 구심이 돼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 |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 | △ 최순영 의원이 교사라고 밝힌 한 시민의 지갑에 서명을 해주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 | △ 의원들의 서명을 받기 위해 몰린 시민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진보정치 오삼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