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의원은 27일 18대 의원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강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거대 소수 야당’으로 몫을 톡톡히 해야한다”며 “상한 곳에 소금을 집어넣는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당 대표직과 관련해서는 “내 몫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 |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원내부대표로 선출된 이정희 국회의원 당선자는 “국민들과 늘 함께 하며 쉽고 편하게 국민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원내대표, 적성에 안 맞는다 생각했다”
강 의원은 “원내대표는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협상할 때 예의도 지켜야하고…. 적성에는 안 맞는 직책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당과 협상을 해야하는 등 원내대표 역할에 강 의원이 선뜻 어울리지 않아보일 법도 하다. 그렇다면 ‘호통 강기갑’은 이제 볼 수 없는 것일까. 강 의원은 “자기 버릇을 개 주겠냐”며 껄껄 웃어보였다. “할 소리 하면서 촛불 켜야 될 때는 촛불을, 횃불을 켜야 할 때는 횃불까지도 들어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좀 점잖아져야 안 되겠어요”라며 다시 웃는다.
“상한 곳에 소금 집어넣고 고름 뽑아내는 역할 할 것”
“냄새나고 상할 기미가 있는 데에는 소금을 집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강 의원은 “국회가 정부의 거수기, 꼭두각시 역할을 하며 장단이나 맞추고 춤을 추는데 과감하게 소금을 집어넣고 칼질을 해서 고름 덩어리를 뽑아내겠다”며 특유의 비유를 쓰며 각오를 표현했다.
친박연대의 한나라당 복당 가능성이 나오고 창조한국당과 자유선진당이 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하면서 18대 국회에서는 비교섭단체로 민주노동당이 유일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 의원은 “확실하게 해야지, 교섭단체에 묻혀서 흔적도 없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의 아픔과 눈물, 한숨과 요구를 잔뜩 짊어진 ‘거대소수 야당’으로서 몫을 톡톡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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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원내에서는 소수정당이나 원외에서는 거대정당”
강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원내에서는 ‘소수 정당’이지만 원외에서는 ‘거대 정당’”이라며 ‘거대소수 정당’이라고 표현했다. “당원의 규모나 헌신적인 활동, 열정은 어느 정당보다 거대하다”며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강 의원은 “원내에서는 소수이지만 5인의 ‘작인 거인’들로 역할을 하도록 혼연일체가 되겠다”며 “무엇이든 못하겠냐”고 각오와 함께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스타’가 된 자신의 인기에 대해 총선과 쇠고기 정국 등 연이은 ‘회오리 바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봤다. “붕 떠있는 것 같다”면서 “추락할 때 뇌진탕을 일으키지 않도록 발로 잘 짚고 서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른바 ‘강기갑 바람’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 집권 여당, 한나라당의 실세인 이방호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꺾고 지난 총선의 최대 이변을 일으킨 강 의원은 ‘강달프’, ‘호통 기갑’ 등으로 불리우며 최근 쇠고기 정국에서 ‘스타’로 자리잡았다.
“한미 FTA 등 세번째 회오리 바람 탈 수 있어야죠”
강 의원의 말대로 연속적인 회오리 바람이 불었다면 이제 세 번째 회오리 바람이 불 차례. 18대 국회에서는 한미 FTA 등 중대 사안이 산적한 상황. 강 의원은 “한미 FTA와 사회 양극화 등이 자동으로 연결돼있다는 것 등을 국민이 더 알게 된다면 한미 쇠고기 협상보다 더 광범위하게 (국민들이) 떨쳐나서게 될 것”이라면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세 번째 회오리 바람을 탈 수 있어야죠.”
당직 선거를 앞두고 있는 조건에서 강 의원은 당 대표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한다. 강 의원은 다시 한번 자기 몫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당원들을 많이 만나고 민주노총 등 당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끌어내야하는데 원내대표 직을 맡는 조건에서 힘들 것 같다.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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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원내부대표 “18대 국회, 민주노동당 거대 정당 기반될 것”
강 의원은 또 “지난 87년 6월 항쟁 못지 않은 국민적 요구와 질책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제 2의 독재정권으로 가서는 안될 텐데, 걱정이 많이 된다”고 최근 정국을 우려했다.
한편, 부대표로 선출된 이정희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유일한 정당, 없어서는 안될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의석수는 많지 않지만, 민주노동당이 거대한 정당으로 나가는 기반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국민들과 늘 함께 하며 쉽고 편하게 국민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설 것”이라고 밝혔다.
| | △ 이정희 원내부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진보정치 오삼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