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들불과도 같은 함성은 3일 저녁에도 이어졌다. 인원은 더욱 늘어나 전날 1만에서 2만을 헤아리던 시민들의 물결은 2만을 넘어 3만에 육박했다. 전날 청계천 입구 소라광장을 가득메웠던 시민들의 물결은 청계천을 따라 무대가 설치된 영풍문고 앞까지 이어졌다. 서울만이 아니라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촛불이 타올랐다.
| | △ 촛불집회에 참석한 강기갑 의원과 이정희 당선자 ⓒ 민중의소리 |
‘한미 쇠고기 협상 전면무효 촛불문화제’가 개최된 3일 청계천 주변에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촛불집회에 참석한 중고등학생들,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4,50대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파가 촛불을 들고 모여들었다. 그리고, 단상에 올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돈없으면 죽으라는 말이냐? 광우병 쇠고기 개방에 의료민영화까지 돈없는 시민들을 지켜달라!” - 20대 대학생 “우리 사회가 함께 싸우며 만들어온 민주주의의 소중한 성과를 우리의 촛불이 지킬 수 있다.” - 아이와 함께 온 주부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지만,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안다. 학생들이 제발 정치 경제 신경안쓰고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 - 한 여고생 “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나니, 국민은 섬기지 않고 미국을 섬기도 있다. 섬김 안받아도 좋으니 제발 제대로 된 음식 먹게 해달라” - 세 아이 엄마 “분유 몇 개 훔치면 감옥가지만, 부동산 투기하려고 농지법 위반하면 청와대 대변인이 되는 세상이다.” - 한 어머니 “경제 살리라고 대통령 만들었는데, 경제는 안살리고 쇠고기 수입했다. 경제는 안살려도 좋으니 국민부터 살려라” 한 고등학생
| | △ 청계광장 주변을 가득메운 촛불행렬 ⓒ 민중의소리 |
청계천에 촛불을 들고 모여든 시민들은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넘어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빚어진 온갖 문제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영어몰입교육, 한반도 대운하, 0교시부활, 의료민영화, 한미 FTA에 이르기까지 참가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의 가슴을 철렁하게했던 이명박 정부의 747 비행기가 가져다 준 멀미를 토하듯 쏟아냈다.
이날 촛불집회에 민주노동당은 강기갑 의원과 이정희 당선자를 비롯해 많은 당원들이 함께 자리를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서 정치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단상에 올라 발언을 한 강기갑 의원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강기갑”을 연호하는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강기갑 의원은 “청계천 일대가 촛불과 함성으로 뒤덮였다. 속이 좀 후련하냐”며 발언을 시작했다.
강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부끄럽다.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지 못한 것을 사과한다. 검역주권도 지키지 못했다. 국회에서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때는 쳐다보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대책을 간구한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권은 한미 FTA와 쇠고기 협상을 원천 무효로 하기 전에는 대책이 나올 수 없다”며 “미국에 조공으로 바친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당장 되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강 의원은 오는 7일 열릴 청문회를 언급하면서 “청문회를 통해 최대한 밝히려 하겠지만 역부족이다. 그들은 제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 모인 우리의 촛불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끝까지 함께해서 미국과의 잘못된 협상을 바로잡고 무효화시키자. 한미 FTA를 반대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되찾아 오자. 가난해도 안심하고 먹고살 수 있고, 이웃과 더불어 상생의 삶을 살아가자”며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이 앞장 서겠다”고 다짐했다.
| | △ 연설을 하는 강기갑 의원 ⓒ 민중의소리 |
한편 이날 촛불집회 도중 경찰은 선무방송을 통해 촛불집회를 불법 집회라며 해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누가 누구에게 불법을 운운하냐”며 곳곳에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오후 10시 경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는 5월 6일 저녁 7시 또 다시 청계광장에서 촛불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 | ⓒ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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