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5일 오후 1시 국회의정지원단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광우병 쇠고기 전면 개방으로 농민의 생존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팔아넘긴 이명박 정부와 전면전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 | △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천영세 대표, 강기갑 의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비대위를 회의를 마치고난 뒤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요구와 분노를 왜곡하는 이명박 정부와 맞서 반드시 미국산 쇠고기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천영세 대표는 5일 오전 전남 함평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소값 폭락으로 인해 자살한 농민의 명복을 빌면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며칠 전 평택 축산농가 농민이 자살했는데 오늘 함평의 농민 음독자살해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들어왔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무효화하고, 재협상하도록 전 당력을 모을 것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쇠고기 안정성을 운운하며, 국민의 자발적인 저항을 특정정치 세력의 음모라고 왜곡하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촛불집회의 배후, 특정 정치세력은 바로 이명박 정부에 분노한 우리 국민들”이고, “정치적 음모란, 바로 미친 소 수입을 막겠다는 국민의 의지”인데도 “이명박 정부의 전 내각과 당-정-청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속일 궁리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당은 7일 열릴 쇠고기 협상 청문화와 8일 대정부 질의를 통해 이번 협상과정과 결과를 철저히 따질 것이고, ‘미 쇠고기 협상철저 촉구 특별결의안’과 ‘특별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16개 시도로 확대되고 있는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모든 사회단체와 연대하여 범국민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긴급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하고 6일 촛불문화제를 비롯해 10일, 12일 열리는 행사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갑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쇠고기 협상을 진행하고, 변명만 일삼고 있어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 검역주권을 찾아오기 위해 협상내용과 다르게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2~3일 내로 조문이 성문되면 특별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갑 의원, 미국산 쇠고기협상 관련 정부자료 공개 “4월 쇠고기협상, 지난해 참여정부 방침보다 후퇴” 2008년 9월 농림부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해야”
| | △ 강기갑 의원이 곧 발의할 특별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
한편, 강 의원은 7일 농림해양수산위 청문회를 준비하며 입수한 정부문서를 공개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려고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국제기준, 과학평가 등을 거론하며 “미국산 쇠고기 안전하다”고 주장해 온 것이 거짓말이었다는 드러나는 셈이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정부문서는 2007년 9월 11~12일 작성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협의대비 2차 전문가 회의자료 및 회의결과문서>, 9월 21일 작성한 <3차전문가 회의자료 및 회의결과문서>, 10월 5일 작성한 <가축방역협의회 회의결과>, 2008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농림부 업무보고자료> 등 4건이다.
지난해 9월 11일 회의에 농림부가 제출한 ‘미국산 쇠고기 관련 대응방안 검토안’에 따르면,
“미국의 사료금지 조치는 특정위험물질을 비반추 동물의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 않아 사료의 교차오염이나 재순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광우병 발생을 막기 위하여는 30개월령 미만 조건 요구 필요”하다는 것과
“한국민의 인간광우병(vCJD) 감수성이 높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하고 현행 수입위생 조건에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으로 규정한 등뼈 등 7개 부위를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과 관계 없이 모두 SRM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SRM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날 회의결과 문서에는 “월령 제한은 30개월 미만을 고수하고 모든 연령에서 7개의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를 제거한다고 결정함”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4월 한미쇠고기협상은 결과는 지난해 우리측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정부가 결정한 협상방침에서 후퇴한 것”이라며 “이는 누군가의 정치적 판단 속에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는 2008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농림부 문서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농림부 문서에는 “우리측은 ‘미국측이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를 이행하는 시점에 월령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미측이 ‘사료금지 조치 이행시까지 1년 이상 소요되어 한미FTA 비준을 위한 미의회 설득이 어려우므로, 동 조치 공표시점(2008년 2월경)에 OIE 기준 완전수용을 요구’함”이라고 기록돼 있다.
결국 정부는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문제인 검역문제에 대해 우리측 전문가들이 이미 확정한 협상방침을 한미FTA 비준을 위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변경”한 것이나 다름없다. 강 의원은 “한미FTA 미의회 비준을 위해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7일 청문회를 통해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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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황경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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