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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시신 안고 청와대라도 달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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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457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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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철복 조합원 시신이 안치된 춘천한림성심병원이 건설자본 폭력으로 동생을 잃은 형과 동료를 떠나보낸 건설노동자들 분노로 들끓고 있다.

전국건설노조 이철복 조합원이 차가운 주검이 된 지 한 달이 다 돼가고 있지만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체불임금문제는 아직까지도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료 조합원들이 강력히 분노하고 있으며 유족마저 “더 이상은 영안실에서 자리 지키며 두고 보지 않겠다”며 머리띠를 매고 나섰다.

지난 20일 병원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치른 후 오후 8시30분 경 고 이철복 조합원 시신이 운구되기 시작했다. 병원을 나선 운구 행렬은 사복경찰 60여 명을 비롯한 4개 중대 4백여 명 경찰병력에 가로막혔다. 경찰은 노조에서 제기한 고소고발 건을 즉각 수사하겠다고 밝혔고 유족은 “한 번만 더 믿어보겠다”며 고인을 다시 안치하는데 동의했다. 유족은 22일 오후 3시 교섭에서 체불임금 해결과 유족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죽은 내 동생을 업고라도 밖으로 뛰어나가겠다”며 현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건설노조 김금철 수석부위원장은 “정부와 건설자본이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유족까지 투쟁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유족 뜻에 따라 고 이철복 조합원 한을 푸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22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27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5월1일 노동절 상경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대해개발(시행사·발주처), 드림종합건설(시공사·원청), 양지GNC건설(전문건설업체)가 공사를 벌인 헬리오스텔 현장에서 일하던 건설일용노동자들 임금 약 1억7천만원(노동부에 접수된 체불현황)이 지난해 11월부터 체불됐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 임금체불은 산 채로 말라죽으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건물이 지하3층, 지상3층까지 지어지는 동안 노동자들은 한겨울 언 손을 녹여가며 일한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철복 조합원은 밀린 임금을 요구하다 사측이 휘두른 폭력으로 지난 3월24일 목숨을 잃었다.

임금체불로 생계에 곤란을 겪던 건설일용노동자들은 현장소장 폭력에 동료조합원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체불임금이 해결되지 않자, 조합원들은 현장 타워크레인 점거농성, 노동부 앞 노상농성 등을 전개하며 강력한 항의를 표시했다.

건설노조는 지난 3월26일 체불임금 해결을 촉구하며 양지건설 대표 등을 노동부에 고발했다. 또 지난 17일 발주처, 원청사, 하청사 대표 등 5명을 사기죄로 고소고발했다. 하지만 노동부든, 경찰이든, 고인 한많은 죽음을 만분의 일 이나마 위로할 그 어떤 납득할 만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노사합의서를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 대표들은 교섭 당일 자리에 나타나지 않거나, 협상 도중 노동지청 담을 넘어 도주하는 등 오만하고 뻔뻔한 행태로 일관해 왔다.

노동조합은 고질적 체불임금을 해결하기는커녕 이를 방관해 참사를 부른 노동부 담당 근로감독관 직무유기에 대해 엄중히 징계조치할 것과, 체불임금 조속한 해결, 체불 발생 책임자인 건설사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건설노동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현장소장과 건설회사에 대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 처벌할 것을 검찰과 경찰에 요구하는 한편, 건설회사는 고 이철복 조합원 유족에게 정중한 사과와 충분한 보상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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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