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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기갑 “한미FTA·대운하 저지…고난의 가시밭길 걷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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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566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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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의 최대 이변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당선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는 집권당 선거대책본부장이자 한나라당 공천을 좌지우지한 이방호 사무총장을 꺾었기 때문이다. 진보정당 불모지이자 한나라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경남 사천은 강 의원의 승리로 울산·창원에 이어 또 하나의 진보 메카로 부상했다. 강 의원은 1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개인의 당선으로 볼 수 없다. 사천 시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영광을 지역민에게 돌렸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농·어민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도 “앞으로 고난의 가시밭길을 가야 한다는 사명,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한 행사 참석차 상경한 강 의원과의 인터뷰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강 의원은 총선 자금 마련 때문에 5000만원짜리 전셋집을 처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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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인 승리’라며 여전히 믿어지지 않아 하는 사람이 많다.

“많은 국민들에게 통쾌한 즐거움을 줬다고 많이들 얘기하신다. 보수 진영쪽 사람들도 축하를 해 주신다. 17대 대선직후에 이 총장 지지율 47%, 저는 15%로 32%포인트차였다. 실제 기적을 일구는 각오로, 마음 합해서 진정성을 알리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다.”

-178표차의 박빙 승부였는데.

“사천쪽 개표를 보고는 내가 앞섰지만 뒤집히겠구나 생각했다. 사천은 제가 난 곳이고, 옛 삼천포는 이방호 총장이 강한 곳이었다. 하지만 삼천포도 평소 여론조사와 달리 제 지지표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버틸 수가 있었다.”

-가장 큰 승인은.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못된 지역당 병폐가 있었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선거농사 지으면 선거 끝나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에 천대와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설득했다. ‘4년 농사 망치는 건데 어느 종자가 알곡이고 쭉정이인지, 씨나락 종자 가릴 때 소금물에 띄워 쭉정이는 걷어내 파종하지 않느냐’고 200개 마을 돌아다니며 설득했다. 여기에 지역민들이 동의했고, 새롭게 하자는 바람이 사천으로 모였다.”

-이 총장에 대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자들의 ‘낙선운동’도 한몫 한 것 아닌가.

“178표라는 간발의 승리이기에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사모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전국 팔도 농민들, 특히 태안 어민들이 여기 와서 농민, 어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갈망하는 많은 서민들이 서민 대변자를 내세워야 한다는 그런 바람이 강하게 일어난 결과다.”

-선거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종북주의, 친북주의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 그런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PD가 뭔지 NL이 뭔지 모르고, 정말 4년 동안 모르고 지냈다. 나는 영어를 못 한다. ‘P’니까 평등파이고 나머지 NL은 자주파구나 이렇게 외웠다. 선거 때는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다고 (종북주의 문제는) 덮고 갔다.”

-재선 의원이 됐다. 어떤 일에 주력할 계획인가.

“농업, 어업 관련된 일과 국민 식탁을 보살피는 쪽 일을 하고 싶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한반도 대운하 추진을 시급하게 저지해야 한다. 한·미 FTA는 미국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비정규직 양산하고 공공요금 인상에 서민 부담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소수 재벌의 성장과 돈벌이가 중소기업이나 서민에게 도움이 되겠나.”

〈 글 김종목·사진 김문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