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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의 죽음을 일으켜 세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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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노조 조회348회 작성일 21-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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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_print.gif news_forward.gifnews_clip.gif 권종술 news_email.gifnews_blog.gif
허세욱 열사가 우리의 곁을 떠난지 1년이 됐다. 투쟁하는 민중의 자화상인 허세욱 열사는 평등, 평화, 민주, 통일의 길 그 어느 자리에도 그는 서있다. 그가 떠난지 1년 그가 살아온 삶을 웅변하듯 15일 12시 마석 모란공원 허세욱 열사 묘소에서 열린 1주기 추모제 자리에는 열사를 기억하는 산 자들이 함께 모였다. 그곳에서는 진보도 하나였고, 평등도, 평화도, 민주도, 통일도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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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석 모란공원에 모인 사람들이 허세욱 열사를 기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송기역 시인은 “세계의 도로위에 경적을 울리다”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통해 “세계의 도로 위에 경적을 울리던 손 / 이제는 우리가 희망의 경적을 울릴 수 있게 / 당신의 손을 잡을 수 있게 내밀어 주세요 / 세상의 도로 끝에서 액셀레이터를 밟고 있는 / 산자들의 죽음을 일으켜 세워주세요 / 산자들의 죽음을 일으켜 세워주세요 / 산자들의 죽음을!”이라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추모식장에서는 내내 고 허세욱 열사 추모곡인 ‘가슴에 새긴 외침’이 흘렀다.

“저 대열 어디선가 조용히 빛나던 그 모습 어디에 그리운 얼굴 어디에.
어쩌면 평범하게 이웃과 같이 따뜻한 구석진 일 마다 않고,
그래서 잘 드러나지 않던 이여.
이제야 압니다. 늘 겸손했던 당신이 왜 그리도 강해졌어야 했는지를
당신의 반짝이던 눈빛의 의미를, 세상을 향해 내던진 그 불꽃의 의미를
저 권력의 오만함을 불사르고, 우리 식어가는 열정 다시 일깨운
저 비통한 불길 속 타들어간 살점의 외침.
우리 가슴깊이 심장 깊숙이 새기네.”


산 자들은 죽음을 일으켜 세울 열사의 외침과 권력의 오만함을 불사른 열사의 열정을 떠올리며 허세욱 열사의 삶을 가슴 깊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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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이날 1주기 추모제에는 평소 열사가 몸담았던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참여연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독운수 노동조합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했다. 민주노동당은 천영세 대표를 비롯해 곽정숙, 홍희덕, 이정희 당선자와 당 지도부, 18대 총선 출마자 등 많은 당원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날 추모제에서 천영세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열사 앞에 이렇게 서니 부끄럽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뤄야 하는데, 대선과 총선의 결과가 이렇게 돼서 열사를 뵐 면목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천 대표는 “보수 양당은 4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민생국회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다수결로 밀어붙이겠다고 한다”며 “이제 우리는 또 다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천 대표는 “한미 FTA를 폐지하고, 저지해야 하는데 열사 앞에서 여전히 부끄럽기만 하다. 힘을 합쳐도 모자란데 진보정치 세력은 갈라졌다”며 “1년 뒤 이명박 정부의 오만정치를 막아내고, 노동자 서민의 정치를 이루고 보다 크게 단결한 모습으로 열사를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고인이 몸담았던 단체 대표들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오종렬 한미FTA저지 범국본 대표는 “21세기 대한민국에 민간파쇼의 광풍이 대중의 환호와 박수속에 등장했다”며 “열사가 한 몸 내던져 밝혀주신 횃불 높이 들고 어둠을 사르며 전진하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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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추모제는 또 다시 투쟁과 연대를 결의하는 자리다. 허세욱 열사 1주기를 맞아 열사의 명복을 기원하며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열사의 염원을 풀 것을 다짐한다”며 “내가 곧 민주노총이라는 결의와 실천으로 민중들 앞에 우뚯선 당신의 삶처럼 노동해방, 평화와 통일의 길을 당당하게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배종렬 평통사 상임대표는 “이 나라 진보진영이 대선과정에서는 아집과 편협으로, 총선에서는 분열로, 열사들 앞에나 국민 앞에 죄인이 되었다”며 “우리 진보인영이 이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역사 앞에 바쳐 하나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임종대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부디 당신을 닮아 이 땅에서 착한 목숨 하나로 제 향기 잃지 않고 살다 가게 하소서. 제 영토에 든든히 뿌리내리되 삼천리 방방곡곡 더불어 피고 지는 저 들꽃들 처럼 욕심없이 생명의 길, 진보의 길을 이어가게 하소서”라며 열사 앞에 깊은 다짐을 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한미 FTA를 국민과 함께 막아내겠다”며 “허세욱 열사가 그리워하던 민중의 바다에서 모두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제 참석자들은 열사의 염원이었던 “한미 FTA 저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한미동맹 폐기,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 자주 통일 건설”을 다짐하며 허세욱 열사 묘소에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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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정숙 비례대표 당선자가 허세욱 열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한편, 이날 추모제를 마친 뒤에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 정신 계승사업회’가 준비위원회 체계에서 정신계승사업회로 정식 발족했다. 정신계승 사업회는 허세욱 열사 2주기에 맞춰 허세욱 열사 평전과 열사 영상물을 제작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 오후 6시에는 허세욱 열사가 평소 근무하던 한독운수 사업장내에 허세욱 기념관을 개관했다. 허세욱 기념관은 그동안 민주노동당 관악구위원회에 설치된 허세욱 열사 추모관에 있던 전시물을 옮겨서 개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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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권종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