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정당명부에서 민주노동당은 국민들로부터 5.68%의 지지를 얻어 3명의 비례대표가 국회에 입성하게 되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8명이 당선되었던 것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었지만 이들의 당선은 전국 103개 지역에서 후보와 8만 당원이 총선기간 밤낮으로 흘린 땀방울의 결과이다. 당이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기에 이들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다.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곽정숙, 홍희덕, 이정희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어떤 내용과 결의로 의정활동을 할 것이지 들어보았다.
글 = 백운종 기자 wjbaek@kdlpnews.org 사진 = 정택욕 기자 mipaeok@kdlpnews.org
민주노동당 당원이 된지 불과 한 달 보름. 곽정숙 국회의원 당선자는 이번 총선기간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과 당원들의 헌신적인 활동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 중에도 곽정숙 당선자는 당시의 상황이 떠올랐는지 눈물을 보였다.
곽정숙 당선자는 “지역 후보들이 한 표라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찾아갔지만 오히려 그 후보들은 자신의 득표보다 당을 살리고 비례대표의 당선을 위해 헌신하고 있었다”면서 “당을 사랑하는 후보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곽정숙 후보는 “그런 후보와 당원들이 있어 이 나라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고 진보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면서 “그렇게 살아야 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전국에서 밤낮 없이 뛰어다닌 103명의 후보들과 당원들을 생각하면 당선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고 했다.
당원으로서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곽정숙 당원은 민주노동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이 일치한다고 했다.
18대 총선에 비해 줄어든 의원 수에 대해 곽정숙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이 소수였기 때문에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국민들의 힘으로 극복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척추장애를 안고 평생을 살아오며 평생을 장애운동을 해왔던 곽정숙 당선자는 국회에 들어가서 장애인관련 정책과 인원 확보, 노동권 확보를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는 활동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정숙 당선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당원들에게 상처를 줘서 죄송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신뢰하고 힘을 모아준 당원들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당원들의 마음을 가슴에 담고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총선기간 전국을 순회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되면 지역과 장애인들의 만남을 정례화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당과 국민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국민의 힘으로 소수의 벽을 허무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미화원 출신 국회의원이 현실화 되었다. 바로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정규 할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홍희덕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전 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청소부 홍씨’의 국회 진출은 또다시 민주노동당이 우리 사회의 선입견을 깨뜨리고 진보적 가치를 몸소 실천한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노동당의 간판을 달고 악취가 진동하는 부정부패의 온상지 국회를 깨끗이 청소하겠다”며 나온 홍희덕 당선자는 “국회에서 노동자 민중의 확실한 대변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홍희덕 당선자는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에 당과 나를 파견한 민주노총의 방침을 철저하게 지켜내고 밀접한 소통관계를 유지하여 당과의 보조가 어긋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17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해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라고 평가하고 “소수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안을 사회적으로 쟁점화 시켜내고 민중을 조직해서 관철시켜내겠다”고 밝혔다.
“당의 결정에 철저히 복무하겠다”고 밝힌 홍희덕 후보는 “비정규 할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만큼 국회에 들어가면 비정규 문제 해결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면서 “국회의원직에 연연해하지 않고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화 투쟁에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홍희덕 당선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부가 국회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 “부족한 것은 당과 조직의 힘과 지혜로 보완해서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 “환경미화원도 국회에 가서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호주제 폐지,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헌법재판소로부터 입법권고, 매향리 미군 폭격장 주민 집단피해 승소, 이시우 사진작가 국가보안법 혐의 승소 등 소리 없이 우리사회를 변화시켜왔던 이정희 국회의원 당선자가 민주노동당의 배지를 달고 이제 국회에서 한국사회의 근간을 뒤흔들어 볼 계획이다.
“국회의원직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103명의 지역구 후보와 8만 당원이 만들어 준 것”이라는 이정희 당원은 “당장 성과를 내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것을 다 바쳐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과 당원들을 보면서 감동했다”고 했다.
이정희 당선자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서 “민주노동당이 평범한 사람들을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는가 하는 교훈을 보여준 선거였다”면서 “지난 선거보다 의원 수는 적지만 당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17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해 “의료관련법, 주민소환제, 한미FTA 국회 비준 저지 등 많은 성과가 있음에도 소수 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면서 “소수의 국회의원으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민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동조 여론을 만들고, 그 여론의 힘을 얻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정희 당선자는 18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할 일은 “총선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켜서 민주노동당이 약속은 꼭 지킨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면서 “비정규 문제, 등록금 상한제, 대형마트 규제와 관련된 법 개정을 위해 18대 국회 개원 전에 미리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정희 당선자는 “당이 안정을 찾으면 전문분야인 한미관계, 여성인권 등의 분야도 당과 의논을 통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평범한 사람들, 일하는 사람들의 지혜를 믿고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이정희 변호사는 “아직은 당에 대해서 모르는 분야도 많고 시민들을 만나는 것도 서툴다”며 “처음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정희 당선자는 “당에 들어오니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당에 보조를 맞춰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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