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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김세창의 으랏차차 : 사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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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민주연합 조회661회 작성일 22-02-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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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은 잘 쇠셨습니까.

2022년에도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굳세게 손잡고 억세게 살아가는 으랏차차 동지들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유행가 가사의 한 대목이지만 사랑이라는 말만큼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이 있는 단어도 흔치 않을 겁니다.

사랑 중에 으뜸인 것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성과 헌신의 상징인 거죠.

 

사람이 사는 데는 의식주도 있어야 하지만 사랑과 행복, 보람도 반드시 있어야 할 삶의 요소입니다.

행복이라는 건 사랑을 주고받을 때 만들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노동조합을 하든, 투쟁을 하든, 교육을 하든 삶에 대한 사랑과 동지와 민중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30여 명 노동자가 일하는 연마재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철규는 금형에 손이 끼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3개월 넘게 회사와 싸워 산재 처리를 하게 된 데는 민식이의 도움이 가장 컸습니다.

회사는 공상처리를 하려고 온갖 회유와 협박을 해댔습니다. “산재 처리를 하면 다른 회사에 입사할 때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주문 입찰을 받을 때 지장이 있는 회사 입장도 이해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휴업수당하고 보상금을 잘 챙겨주겠다는 말에 철규는 한때 마음이 공상처리 쪽으로 기울기도 했지만, 민식이는 끈질기게 설득했습니다. “지금 당장 목돈을 만질 수 있지만, 나중에 재치료문제와 후유증이 있으면 그때는 철규 너의 돈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런 사례를 남기면 안 된다. 다른 동료가 다치면 회사는 관행이라고 우길 것이다. 산재 중인데도 해고를 하겠다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은 다 기가 죽을 건데 근로기준법에 산재 중에는 해고할 수 없다.”는 것이 민식이의 주장이었습니다. 회사와 옥신각신 싸우면서 민식이는 근로기준법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병문안도 열심히 다니고, 읽을만한 책도 사다 주고, 시골에서 올라오신 철규 어머님도 극진히 살펴 드렸습니다. 이 문제가 처리되고 난 후 철규는 민식에게 물었습니다. “민식이 형, 너무 고마워요. 그런데 형 문제도 아닌데 왜 이렇게 나서서 싸웠어요?” 민식이는 씩 웃으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내가 다쳤더라면 너는 가만히 있었겠냐!”

 

으랏차차 동지들께서는 사랑을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저는 사랑이란 귀중히 여기며, 믿고, 진실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무시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세 치 혀로만 사람을 대한다면 사랑이 생겨날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믿고, 귀중히 여긴다면 의리가 생깁니다.

동지에 대한 의리는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투쟁 속에서, 탄압과 곤란을 헤쳐 나가는 과정속에서 동지간의 사랑이 더 커지고 굳어진다는 것은 동지만큼 귀중한 것이 없고, 동지를 믿을 때 우리의 힘이 백배 천배 더 커지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이러할 때 우리는 어떤 투쟁도 무조건 승리한다는 것을 경험해 왔습니다.

 

7, 80년대 회사 정문에는 사원을 내 가족처럼이라는 문구가 많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노동지옥이고 전쟁터입니다.

자본가에게 노동자란 이윤을 만들어 주는 기계에 불과하며,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동존중, 사람존중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노동자의 투쟁은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모든 것과의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모든 노동자가 어깨 걸고 나갈 때만이 이길 수 있습니다.

이 투쟁 대열에 서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믿고, 서로 아껴 주고, 진심으로 도와주게 된다면 백 사람이 천 사람의 힘을 내고, 천 사람이 만 사람의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투쟁은 수천만 국민이 만들어 낸 기적과도 같은 항쟁이었습니다.

그 싸움으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 내리리라고 그 누가 처음부터 확신을 갖고 있었겠습니까.

밀려드는 파도가 바위를 깎아 내고,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도도하게 모이는 촛불들이 기어이 새역사를 만들어 내고야 말았습니다.

아마도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맞이한 날의 감격과 같은 것이었을 것입니다.

너무도 정당한 투쟁이라는 확신을 넘어 투쟁하는 민중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요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는 민중에 대한 믿음이 강했기에 흔들림 없이 투쟁의 광장에 모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랑과 믿음이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쪽이 마음을 달리 먹으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옛말에 눈먼 사랑은 사람을 망가뜨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잘못된 행동도 모른 척해주고, 노동자답지 않은 사고방식도 눈감아 주는 것은 참다운 사랑이라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결국에는 동지적 믿음도 배반하고, 투쟁 대열에서 이탈하거나, 노동자의 사상을 내던지는 결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동지를 사랑하고 믿는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멋지고 당당한 동지가 되도록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랑과 믿음이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서로 가르쳐 주고 이끌어 주고 진심으로 도와주는 것이 사랑과 믿음을 지키는 길입니다.

학습하고 토론하며,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설계하며, 자본과 권력과 외세가 이 세상을 어떻게 개판으로 만들어 놓았는지를 깨우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한 해의 투쟁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대오는 튼튼한지, 내 옆의 동지는 변함없이 든든하게 서 있는지, 우리의 단결에 어떤 장애와 난관이 있는지를 되돌아보면서 작년보다 더 전진하는 투쟁을 만들어 나가며,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나라를 만드는데 우리가 한발 더 나아가고 있는지 서로의 믿음과 힘을 모으는 시간입니다.

노동자의 새역사를 위해 자신을 바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했을 때 이 짤막한 글을 보시면서 으랏차차 동지들이야말로 가장 귀하고 사랑해야 하는 동지들이라는 믿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다음은 <인간성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