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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안명희의 세상 속 노동조합, 노동조합 속 세상 : 권리를 찾고자 투쟁하는 문화예술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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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국민주연합 조회102회 작성일 21-10-0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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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노동자는 누구인가? 


2012년 8월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는 <문화노동자 불만집담회>가 열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모아 권리의 형태로 재구성하고, 이들 노동자가 누려야 할 권리의 법적·사회적 기준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문화예술 분야의 노동자들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사회헌장 제5조 : 권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 모두가 노동자들이다. 특수고용 노동자, 문화예술 노동자, 가사 노동자, 실업자와 구직자, 해고자 모두 노동자로서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투쟁할 권리가 있다”로 표현되었다. (철폐연대와 비없세가 함께 쓴 책 ≪모든 노동에 바칩니다≫에서 상세 내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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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영화, 출판, 공연, 음악, 게임, 웹툰웹소설 등의 문화예술 산업에서 일하는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등으로 분류되어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노동자성이 부정되는 법제도 하에서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문화예술활동 또한 노동임을, 문화예술인도 노동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정부는 끊임없이 문화예술 노동자들을 ‘근로자는 아니나 특별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는 문화예술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적용 요구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예술인들의 잇따른 죽음을 마주하면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요구해왔다. 이에 정부는 “너희들은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너희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면 노동자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며 고용보험 적용을 거부하고 반쪽짜리 산재보험만 허용했던 것이 바로 10년 전의 일이다. 결국 오랜 투쟁 끝에 2020년 마침내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을 관철해냈으나 문화예술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 전면적용, 산재보험 당연적용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문화예술 노동자들에게 ‘우산’이 필요하다


2017년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예술인 고용보험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문화예술노동연대’라는 연대체를 결성하였다. 그리고 2019년 창립총회를 통해 문화예술노동연대는 “문화예술노동 단체 간의 연대와 소통을 도모하고, 문화예술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과 공동 이익의 옹호를 목적”하면서, “문화예술 산별 노동조합의 설립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인들을 대변하는 단체는 많다. 여러 ‘협회’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문화예술 노동자들이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는 노동조합은 찾기 어렵다. 2012년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개별 사업장 노동자들과 외주 노동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은 없었다. 방송작가들의 노동조합, 예술강사들의 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들과 웹툰작가들의 노동조합, 공연예술인들과 음악인들의 노동조합 역시 10년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방송연기자노조와 영화노조, 보조출연자노조가 각각 33년, 16년, 1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노동조합들은 민주노총 소속이거나 한국노총 소속이거나 독립노조이다. 민주노총 안에서도 공공운수노조, 서비스연맹, 언론노조 등으로 흩어져 있다. 그래서 문화예술 노동자들 안에서 ‘문화예술산업노동조합’을 희망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어찌어찌해 활동 가능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문화예술 노동자들과는 딱히 관련이 없는 동질감을 찾기 어려운 상급단체에 소속되다 보니 문화예술 노동자들의 발언력이 크지 않다는 현실적 고민에서 나온 바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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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문화예술 노동자들의 요구는 무엇인가? 


지난 3월 문화예술노동연대는 9개 현장 단체(게임개발자연대, 공연예술인노동조합, 뮤지션유니온, 웹툰작가노동조합,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전국예술강사노동조합, 화섬식품노조 타투유니온지회)와 함께 “2021년 문화예술노동자 요구안”을 발표하였다. 


각 현장 노조들의 요구는 달랐지만, 전체 문화예술 노동자들을 대표하여 문화예술노동연대가 요구한 바는 “▲ 1. 문화예술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노조 할 권리 보장 ▲ 2. 적정한 임금을 받을 권리와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 3. 문화예술노동자 고용보험·산재보험 전면 적용 ▲ 4. 문화예술 노사교섭·노사정교섭·노정교섭 실시”였다. 


‘플랫폼종사자보호법’과 같은 보호라는 이름 아래 기획되는 특별법을 반대하며, 문화예술 노동자 모두가 노동자로 인정되고 노동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원청 및 플랫폼 기업 등에까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여 직접 단결하고 교섭과 투쟁을 통해 문화예술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장해나가는 데 그 어떤 제약도 없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문화예술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조건에 개입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임금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일하는 사람 누구나 온전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라는 사실을 문화예술 노동자 역시도 사회적으로 확인해나갈 것이라 선언하였다. 


또한 예술인 고용보험법이 시행되었다고 해서 제대로 된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 요구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안전과 건강을 위협받는 문화예술 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이 사회안전망으로써 온전히 기능하려면 예술인 고용보험과 마찬가지로 당연가입이어야 하며, 다만 예술인 고용보험처럼 선별적·차별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 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제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조직된 힘을 바탕으로 예술과 노동과 삶에 대한 권리를 확장해나가기 위해 때론 정부를, 때론 정부와 사용자 모두를 대상으로 교섭을 진행해나갈 것이라 했다. 이 같은 문화예술 노동자들의 요구에 정부와 사용자는 적극 응답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불안정한 노동이 일반화된 시대, 노동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노동자들이 점차로 확산되는 지금, 이미 불안정성을 내재화한 문화예술인들이 권리를 찾고자 투쟁하는 노동자로 거듭나고 있다. 그 과정을 함께해온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앞으로도 계속 문화예술 노동자들과 함께할 것이다.